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개에 따른 광우병 우려와 관련,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실상을 정확히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면서 “이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일 오전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면담자리에서다.
연합뉴스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라고 제목을 뽑았다. 기사의 핵심은 이 대통령이 광우병 실상이 정확히 알려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 광우병 논란이 과장됐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정확한 실상’이라는 것과 관련, 대통령과 국민들 사이에 커다란 이견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연합뉴스는 “정확히 알려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말에 방점을 찍었다. 다분히 편집자의 의도가 반영된 제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아침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 제목도 애매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조선일보는 라는 제목을 뽑았다. 언뜻 국민들 의혹이 넘쳐나는데 정부는 왜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느냐는 의미로 읽힐 수 있지만 내용은 광우병 위험이 과장되고 있고 정부가 이에 적극적으로 맞서야 한다는 것. 조선일보는 최근 논란을 아예 괴담으로 예단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사설 에서 본색을 드러낸다. 조선일보는 “영상과 언어 위주의 TV는 시청자의 생각과 감정을 달궈진 인두로 지지듯 한다”면서 “TV의 괴력은 언제든지 TV 폭력으로 바뀔 수 있다”고 광우병 논란을 확산시킨 MBC PD수첩을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미국 쇠고기는 광우병 덩어리’라는 황당한 얘기가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한미 FTA 반대세력들이 광우병 위험이라는 포장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와 ‘반미 선동’을 교묘하게 함께 싸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도 약속이라도 한듯 거의 비슷한 내용의 칼럼을 내보냈다. 중앙일보는 “일부 방송사들이 미국산 쇠고기 재개방을 앞두고 광우병 공포를 자극하는 프로그램들을 내보내고 있다”면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일환으로 미국 쇠고기 개방을 반대하는 정치적 선동”이라고 일축했다. “이러니 방송이 욕을 먹는다”는 마지막 문장은 더 노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