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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천안함은 오키나와 기지 주둔 노린 미군의 공격.”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전 의장이 천안함 침몰의 주범이 미국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카스트로는 지난 4일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기고한 ‘제국과 거짓말’이란 제목의 글에서 “미국이 북한을 비난하고 긴장을 조성시켜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 부대 주둔을 정당화하기 위해 한국의 전함을 격추시켰다”고 주장했다.


카스트로는 이 글에서 미국 워싱턴 주재 언론인의 말을 인용해 “천안함은 북한의 공격인 것처럼 보이도록 설계된 위장된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카스트로는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킨 가장 큰 목적은 하토야마 총리에게 압박을 가해 미국 기지 철수 계획을 변경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5월 말까지 후텐마 미군 기지 철수를 약속했던 하토야마 총리는 천안함 사고 직후 안보 위험이 높아지자 오키나와 헤노코로 이전하는데 합의했고 이 때문에 지지율이 급락하자 2일 자진 사임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의 긴장 상황이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일깨웠고 기지 이전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 바 있다.

카스트로는 또 “대잠 초계함인 천안함은 음파 탐지기를 장착하고 있었는데 어뢰나 잠수함, 잠수정의 접근을 입증할 만한 아무런 증거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천안함이 가라앉을 때 바다는 매우 조용했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카스트로는 또 “당시는 미국과 한국의 합동 군사 훈련이 진행 중이었고 4대의 미군 군함과 해난 구조함인 살보함이 인근에 출동해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카스트로는 “누가 공격을 했든 과연 그게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면서 “한편으로는 김정일이 그런 공격을 했으리라고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카스트로는 “나 역시 결론을 내릴만한 정보가 부족하지만 중국이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을 제재하는 안건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건 확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카스트로는 특히 살보함이 기뢰 설치 작업에 참여했을 가능성, 일상적인 기뢰 탐색‧보수 작업을 벌이다가 기뢰를 작동 상태에서 흘려보냈을 가능성, 또는 미군 특공대가 직접 천안함에 기뢰를 부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카스트로의 주장은 천안함 절단면에서 폭발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러나 주목할 부분은 국제 사회에서도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한 불신과 함께 미국이 어떻게든 개입돼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이상 안보리 회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공격이라고 주장하려면 국제 사회가 신뢰할 만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카스트로의 지적을 마냥 무시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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