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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데도 세금을 낸다… 복권의 정치경제학.

Written by leejeonghwan

July 25, 2007

복권은 세금 가운데서도 가장 역진적인 세금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털지만 정작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쓰이지 않는다. 복권은 국민들 저항 없이 세금을 거두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복권은 현실과 맞서 싸우지 못하도록 사람들에게 허황된 꿈을 불어넣고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고착시킨다. 로또 복권을 중심으로 복권에 대한 궁금증 일곱가지를 풀어본다.

첫 번째 궁금증.
로또 1등 당첨,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을까.

로또 복권을 흔히 벼락 맞을 확률에 비유하곤 하지만 아주 적절한 비유라고 하기는 어렵다. 세계적으로 벼락에 맞아 죽는 사람은 해마다 1천명 정도로 추산된다. 세계 인구를 60억명으로 잡으면 대략 600만분의 1인 셈이다. 그러나 당장 이번 주에 로또를 한 장 사는 것과 평생에 걸쳐 벼락을 맞아 죽을 확률을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45개의 숫자 가운데 6개의 숫자를 정확히 맞출 확률은 정확히 814만5060분의 1이다. 로또를 한꺼번에 10장 사면 확률은 81만4506분의 1로 높아진다. 100장이면 8만1451분의 1로 높아진다. 당장 2장만 산다고 해도 벼락에 맞아 죽을 확률보다는 로또에 당첨될 확률이 더 높다는 이야기다.

당첨 확률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한꺼번에 여러장의 로또를 사는 것이다. 문제는 여러장을 산다고 해도 확률이 크게 낮아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814만5060장을 사면 확실히 당첨이 되겠지만 그러려면 비용이 81억4506만원이나 든다. 요즘 당첨금이 17억원 안팎이라는 걸 감안하면 무의미한 짓이다.

만약 주마다 다른 번호로 로또를 10만원씩 꾸준히 산다면 한번에 100게임씩, 1년 안에 당첨될 확률은 1566분의 1로 높아진다. 50년 동안 꾸준히 산다면 확률은 31분의 1로 높아진다. 백분율로 하면 3.1%다. 놀랍지 않은가. 주마다 10만원씩 50년 동안 로또를 사면 100명 가운데 3명은 당첨된다. 물론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로또는 언뜻 손을 내밀면 잡힐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이 일확천금의 유혹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주마다 10만원씩 50년 동안 로또를 산다면 원금만 2억6천만원이 된다. 1등에 당첨될 확률을 90% 이상으로 높이려면 5만6457주, 1805년하고도 37주 동안 계속 쏟아 부어야 한다. 그때쯤이면 원금만 56억4570만원이 된다.

두 번째 궁금증.
자주 많이 사면 당첨될 확률 높아지나.

여기서 잠깐, 중요하고도 미묘한 문제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분명히 로또를 여러장 사는 사람이 당첨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나 로또를 자주 사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지난주와 이번주의 로또는 완전히 독립된 사건이고 서로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1년 내내 주마다 로또를 샀어도 이번 주에 로또가 당첨될 확률은 여전히 814만5060분의 1이다.

이를 도박사의 오류라고 한다. 동전의 앞면이 5번 연속 나왔으니 다음번에는 뒷면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거나 로또의 경우라면 이번주에 나왔던 숫자가 다음주에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등의 오류를 말한다. 주마다 로또를 사는데 그동안 안 됐으니 이번주에는 될 거라고 믿는 것도 마찬가지다.

로또를 10년 동안 주마다 샀던 사람이나 평생 딱 한번 사는 사람이나 이번주에 당첨될 확률은 완벽하게 814만5060분의 1로 같다. 로또를 자주 사면 확률이 올라가는 건 맞지만 한주에 여러장을 사는 것만큼 크게 올라가지 않는다. 자주 사면 살수록 확률에 기여하는 정도가 줄어든다. 814만5060주 연속으로 로또를 사도 당첨되지 않을 수 있다.

자루에서 공을 꺼내는 실험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10개의 공 가운데 검은 공은 1개뿐이다. 10개의 공이 든 자루에서 1개의 공을 꺼낼 때 그 공이 검은 공일 확률은 10분의 1이다. 만약 공을 2개를 꺼낼 수 있다면 확률은 5분의 1, 20%로 늘어난다. 5개의 공을 꺼낸다면 확률은 50%. 10개의 공을 꺼낸다면 확률은 1분의 1, 100%가 된다.

그러나 만약 1개의 공을 꺼내되 기회가 여러번이라면, 이 경우는 여러개의 자루를 준다면 어떨까. 2개의 자루에서 공을 1개씩 꺼낼 때 검은 공을 1개라도 뽑을 확률은 20%가 아니라 19% 밖에 안 된다. 쉽게 계산하려면 공을 뽑지 못할 확률을 구하고 100%에서 빼주면 된다. 공을 뽑지 못할 확률은 10분의 9를 2번 곱해서 빼면 된다.

자루가 5개라면 40.9%, 10개라면 65.1%로 늘어난다. 10개 가운데 1개의 공을 10번 뽑지만 확률이 100%가 되지는 않는다. 로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814만5060주 동안 한 장씩 로또를 사도 당첨될 확률은 63.2%밖에 안 된다. 당첨 확률을 90%로 높이려면 1875만4693주 동안 사야 한다. 이 경우 원금만 187억원이 넘게 된다.

세 번째 궁금증.
로또와 동전 던지기, 어떤 게 더 확률이 높을까.

간단한 비유를 들어보자. 동전을 던져서 뒷면이 나오면 상금을 주고 앞면이 나오면 상금을 2배로 늘려서 한번 더 동전을 던지는 게임이 있다. 시작은 1원부터. 처음 동전을 던져서 뒷면이 나오면 1원에서 끝나지만 앞면이 나오면 상금이 2원으로 늘어난다. 앞면이 한번 더 나오면 상금이 4원으로 늘어난다.

상금은 앞면이 나올 때마다 8원, 16원, 32원으로 계속 늘어난다. 물론 뒷면이 나오면 게임은 끝나고 상금을 받게 된다. 만약 10번 연속 앞면이 나오면 상금은 1024원, 20번 연속 앞면이 나오면 104만8576원, 30번 연속이면 10억7374만1824원으로 늘어난다. 이 게임의 기대값은 얼마일까. 만약 이 게임을 복권으로 만들어 판다면 얼마를 팔 수 있을까.

이를 페테르부르크의 역설이라고 하는데 수학적으로 이 복권의 가치는 무한대다. 확률이 줄어드는만큼 기대값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앞면만 계속 나온다면 수천억원도 받을 수 있는 이런 복권을 당신이라면 10만원에 사겠는가. 만약 1만원이라면 어떤가. 100만원이나 1천만원이라도 주고 사는 게 훨씬 이익이지만 현실적으로는 50원 이상을 주는 것도 아깝다.

로또와 이 페테르부르크의 역설을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롭다. 50원을 아끼던 사람들이 814만5060분의 1이라는 희박한 확률에 기꺼이 1천원을 지불한다. 1천원은 잃어도 크게 곤란하지 않을 금액이지만 수십억원에 이르는 1등 당첨금은 그야말로 인생을 바꿀 정도로 큰 금액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스란히 잃을 걸 알면서도 로또를 산다.

페테르부르크의 역설에서 주목할 부분은 무한대의 가치가 있더라도 확률이 낮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이다. 동전을 10번 던져서 모두 앞면이 나올 확률은 1024분의 1이다. 20번이면 104만8576분의 1이다. 수천억원의 상금을 받게 될 확률도 물론 있지만 그런 가능성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는 게 맞다.

이 게임에서 100원 이상 상금을 받을 확률은 128분의 1 밖에 안 된다. 이 경우 사람들의 심리적 기대값은 2.5원 밖에 안 된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로또는 이를테면 동전을 던져서 23번 연속 앞면이 나오면 상금을 주겠다는 조건과 같다. 이런 동전 던지기 게임에 1천원씩 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동전 던지기 게임과 다른 점이라면 로또는 당첨금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 친구들끼리 하는 1천원짜리 동전 던지기 게임에서 20번 이상 앞면이 연속 나온다고 한들 100만원 이상의 상금을 받게 될 거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로또의 허황된 확률이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것은 그 허황된 확률을 믿는 사람들이 충분히 많기 때문이다.

네 번째 궁금증.
확률 낮은데 사람들은 로또를 왜 살까.

사람들은 흔히 행운이 로또의 당첨확률을 높여준다고 생각한다. 마치 스스로 운명을 바꿀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품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미신을 쫓으면서 반복해서 터무니없는 확률에 매달린다. 문제는 단순히 1천원을 날리는 것을 넘어 그들의 희망이 싼값에 팔려나간다는데 있다.

동전 던지기를 할 때는 돈을 잃을 확률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로또를 살 때는 왜 확률을 계산하지 않는 것일까. 2002년 12월 7일부터 올해 7월 7일까지 240차례에 걸쳐 우리나라에서 팔려나간 로또 복권은 모두 136억3153만9057장에 이른다. 이 가운데 1등에 당첨된 사람은 1286명이다. 평균 당첨금은 24억5466만원이다.

2등은 모두 7578명에 평균 6903만원, 3등은 29만5030명에 평균 178만원이다. 그동안 지급된 당첨금은 5등까지 포함해 모두 6조7745억7872만원에 이른다. 당첨 확률이 조작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이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전체 판매금액 대비 당첨자 수의 비율만 보면 이론적인 확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국무조정실 산하 복권위원회의 2004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57.5%가 1년 이내 복권 구입 경험이 있다. 월 소득이 200만∼350만원인 계층에서 구입하는 비율이 3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1회당 구입비용은 평균 7130원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중소도시, 직업별로는 블루칼라와 자영업자들의 구매 비중이 높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사람들은 814만5060분의 1이라는 확률이 어디에선가 늘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말도 안 되는 행운이 언젠가 내게도 닥칠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들은 확률을 따지지 않고 수십억원의 당첨금만 바라본다. 그래서 버리는 셈치고 기꺼이 1천원을 투자한다. 그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얼마나 무모한 확률에 도전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섯 번째 궁금증.
당첨금 주고 남는 돈은 어디로 가나.

로또의 당첨금은 판매금액의 정확히 50%다. 여기에서 5등 당첨금을 먼저 주고 나머지 가운데 60%가 1등에게 돌아간다. 그리고 2등과 3등이 10%씩, 4등이 20%씩 당첨자 수만큼 나눠 갖게 된다. 판매금액의 14%는 운영비, 36%는 공익기금으로 배분된다. 1천원짜리 로또 한 장을 사면 500원을 운영비와 공익기금으로 쓰고 500원이 당첨금으로 나간다는 이야기다.

운영비는 로또 사업자인 국민은행과 KLS, 소매점 등의 몫이다. 국민은행은 2%, 소매점이 5.5% 정도를 갖고 신문 광고 등의 마케팅 비용으로 따로 3%가 빠진다. KLS는 9.52%를 수수료를 받다가 2004년 5월부터는 3.14%로 낮췄다.

올해 7월7일, 240회까지 로또 판매금액은 13조6315억원에 이른다. 지금까지 지급된 당첨금이 모두 6조7746억원. 국민은행과 KLS가 지난 4년여 동안 받은 수수료는 각각 2726억원과 7527억원에 이른다. 사업 규모가 처음 예상보다 10배 이상 커지면서 KLS는 한때 영업마진이 69.2%에 이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아직까지도 특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KLS의 주주들과 직원들은 한때 대규모 배당과 스톡옵션 잔치를 벌여 물의를 빚기도 했다. KLS는 정부가 당초 계약과 달리 수수료를 낮춰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법원에서는 일단 정부가 패소해 195억원을 추가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에서도 지게 되면 4458억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오는 12월이면 5년 계약 기간이 끝나고 새 사업자를 선정하게 되는데 KLS는 애초 계약 기간이 7년이었다며 추가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복권 사업이 월 매출이 1200억원, 관련 매출을 더하면 연간 2조5천억원에 이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지면서 CJ와 코오롱, 유진기업 등이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

여섯 번째 궁금증.
가난한 사람들에게 거둔 세금, 어디에 쓰나.

올해 복권위원회 운용계획을 보면 2조6620억원의 공익기금을 조성해 다가구 주택 매입 임대와 간병 도우미, 재해 재난 지역에 대한 긴급 구호사업, 국가유공자에 대한 복지지원 등에 배정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진흥기금이나 국민체육진흥기금, 문화예술진흥기금 등의 정부 내부지출에 쓰이는 금액도 상당하다.

이를 두고 복권이 소득 분배를 왜곡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저소득 계층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공공재원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역진적이라는 이야기다. 미국에서는 저소득 계층이 복권 구매자의 22.6%였는데 이들이 복권 구매에 쓴 돈은 1인당 평균 631달러28센트나 됐다. 저소득 계층이 복권을 훨씬 더 많이 산다는 이야기다.

복권은 또 부유층의 반발에 부딪히지 않는 많지 않은 과세 수단 가운데 하나다. 복권이 다른 공인 도박 보다 공익기금 비율이 훨씬 높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정부가 기꺼이 일확천금의 꿈을 조장하고 관련업체들의 폭리를 방조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복권 만큼 자발적인 세금은 없기 때문이다.

공익기금 예산이 신규로 편성돼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 보다기 보다는 기존 예산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편성돼 있다는 것도 문제다. 주머니 돈을 꺼내 쌈지로 옮기는 꼴이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복권이 도입되면서 교육 재정이 줄어들거나 삭감된 사례도 있었다. 불규칙한 재원에 정부 사업을 의존한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로널드 앨섭 미국 상원의원은 “복권은 정부의 부담을 저소득 계층에게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떠넘긴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감당할 여력이 가장 적은 이들의 돈을 빼앗아가는 비열하고 너저분한 짓”이라며 국영 복권에 반대했다. 복권을 “희망의 부재에 대한 세금”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영국은 168년 동안 복권을 금지해오다가 1994년에서야 정부 차원에서 복권사업을 재개했다. 특히 성직자들의 반발이 심했다. 나이젤 머컬릭 주교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이곳의 실업률은 80%에 이른다. 1800만파운드면 여기 웨스트요크셔 지역의 빈민들에게 아주 많은 일을 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곱 번째 궁금증.
로또가 사회적 불평등을 고착시킨다?

미국 위튼버그대학 데이비드 니버트 교수가 쓴 ‘복권의 역사’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복권으로 큰 돈을 번다는 공허한 꿈은 사람들의 관심을 자신의 불행과 무의미한 삶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돌려놓음으로써 사회 통제 수단으로 이용된다. 복권과 합법적인 도박이 사회를 통제하는 측면은 복권과 도박이 확산될수록 더 크게 부각된다.”

복권이 일종의 안전판 구실을 하고 사람들의 스트레스와 절망감을 체제 강화 활동으로 흡수해 대중 봉기가 일어날 잠재적인 위협을 회피할 수 있게 해준다는 이야기다. 사람들의 관심을 그들의 고통과 불안에서 다른 쪽으로 흩뜨려 놓기도 하고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문제와 제도에 관심을 차단하는 역할도 한다.

니버트 교수는 복권이 이른바 ‘래칫크래칫’ 증후군을 더욱 확산시킨다고 주장한다. 특권 계층을 찬양하는 한편 일하는 사람들을 더욱 고통스러운 사회적 심리적 모욕의 제물로 만든다는 이야기다. 이 증후군은 동시에 정치적 조직화를 극도로 억제한다. 일자리나 집, 기타 필수품을 놓고 경쟁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서로 싸우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복권은 계급주의를 확산시키고 양극화와 소득 불균형을 은폐하는 효과도 있다. 복권 광고는 사람들에게 누구나 귀족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준다. 복권 광고는 현실과 맞서 싸우기보다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도망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많은 사람들이 로또에 당첨되면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말하는 것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칼 마르크스는 종교를 민중의 아편이라고 했지만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고착시킨다는 맥락에서 복권 역시 마찬가지다. 단돈 1천원이면 인생을 바꿀 수 있는데 누가 힘들게 사회와 맞서 싸운단 말인가. 복권은 개인주의를 확산시키고 장기적으로 복지제도와 사회보장 시스템을 무력화한다. 사람들은 오히려 더욱 불평등한 사회를 꿈꾼다.

이정환 기자 top@leejeonghwan.com

참고 : 복권의 역사 / 데이비드 니버트 지음 / 신기섭 옮김 / 필맥 펴냄 / 1만2천원.
참고 : 로또, 1주일에 10장과 10주 동안 1장씩의 차이. (이정환닷컴)
참고 : 일확천금의 꿈 로또, 누구의 배를 불리나. (이정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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