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또는 투기가 불법은 아니다. 여유 자금이 충분할 경우 금융 자산보다는 부동산에 묻어두는 것이 훨씬 더 높은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이 지난 10년여의 경험으로 충분히 증명된다. 최근 새 정부 국무위원 후보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언론 보도는 부동산 투기에 대한 우리 사회의 모순된 시선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부동산 투자 또는 투기는 불법이 아니지만 도덕적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누구나 부동산으로 돈을 벌기 바라지만 부동산으로 돈을 번 부자는 경원한다. 그렇다면 도덕적 지탄을 받지 않으려면 수익의 기회를 포기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과연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는 사람, 또는 할 수 없는 사람은 과연 도덕적으로 완벽한 것일까.
짚고 넘어갈 부분은 우리 사회에서 부자가 된다는 것이 도덕적으로 떳떳하지 못한 일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미 부자가 된 사람이나 부자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이나 이 투기적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누구에게나 일확천금의 기회는 열려 있고 이 기회를 잡았거나 아직 잡지 못했거나의 차이일 뿐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동안 투기적 욕망을 부채질해 왔던 보수 성향의 언론까지 이들 부자 내각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흥미롭다. 동아일보는 “‘부자 되세요’가 덕담인 세상”이고 “재산이 많다고 장관 부적격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다만 국회 청문회를 통해 재산 형성 과정만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경우는 불법·탈법을 하지 않았다 해도 집 없는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고 조선일보도 “단순히 재산이 많다고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면서도 “공직자의 경우엔 그 당위론만을 강조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부자 내각에 대한 비판 또는 비난은 정작 이 떳떳하지 못한 부자를 만드는 기묘한 투기적 욕망의 확대 재생산 시스템을 조금도 건드리지 않는다. 단순히 부자라는 사실만으로 장관에서 끌어내릴 수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고 아이러니하게도 다분히 시기심에서 비롯한 이런 비난은 오히려 투기적 욕망을 갈망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부자 내각에 대한 언론의 비판 또는 비난은 그래서 다분히 선정적이고 자가당착적이다. 부자가 아닌 사람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지만 여기에서 한 발자국도 더 나가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공분이 투기적 욕망의 확대 재생산 시스템을 오히려 더욱 강화하는 기제로 작용한다는데 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