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중앙선 팔당역이 개통돼 왕십리역에서 37분만 가면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양수리) 근처에 내릴 수 있다. 두물머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예봉산은 팔당역에서 딱 5분 거리에 들머리가 있다. 예봉산과 적갑산을 지나 운길산에 이르는 종주코스는 14km 정도. 서둘러 가면 6시간, 넉넉히 쉬어 가면 7시간 거리다.


그리 험한 산은 아니지만 동네 뒷산처럼 생각하고 올랐다가는 꽤나 고생하게 된다. 예봉산은 683m, 한 시간이면 넉넉히 오를 수 있지만 적갑산을 훌쩍 넘어 운길산에 이르는 능선은 결코 만만치 않다. 이 언덕만 넘으면 정상일 것 같은데 막상 올라보면 다시 내리막이고 정상은 오히려 더 멀리 물러나 있는 느낌마저 든다. 그렇게 무려 6개의 내리막과 봉우리를 더 넘어야 운길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운길산 정상은 610m. 정상을 앞두고 진짜 마지막 가파른 내리막과 오르막을 만나는데 등산깨나 한 사람이라도 초행길이라면 다리 힘이 풀릴 정도다. 200m 높이를 60도 이상의 경사로 올라야 한다. 평소 같으면 그리 부담스러운 코스는 아니었겠지만 겨울 내내 운동을 거의 하지 않은데다 애초에 너무 쉽게 생각하고 덤빈 탓인지 심리적 부담이 컸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면서 즐기는 여유가 이 코스의 매력이다. 남양주와 구리, 멀리 서울, 그리고 더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이 지평선을 이룬다. 고개를 돌리면 팔당댐 너머로 건네다 보이는 산이 하남 검단산이다. 안개 없는 날이면 전망이 훨씬 좋을 듯.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거대한 팔당호를 이루고 다시 한강으로 흘러가는데 마치 손을 뻗으면 적실 것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운길산을 지나 내리막길 중턱에 있는 수종사는 서거정이 동방의 사찰 가운데 전망이 제일이라고 격찬했을 정도다. 두물머리에서 피어나는 물 안개가 고즈넉한 절에 신비로움을 더한다. 지나는 손님들에게 차를 무료로 대접한다고 해서 더욱 인기다.

아래는 마젤란 익스플로리스트로 기록한 이동 궤적.

3개의 산을 넘어 수종사 입구로 내려오면 다시 팔당역으로 돌아오기가 만만치 않다. 한 시간에 한 대씩 버스가 다니는데 차라리 20분쯤 걸어 삼거리까지 나오거나 삼거리에서 다리를 건너가면 청량리나 강변역쪽으로 가는 버스가 자주 있다.

무한 반복되는 오르막과 내리막. 운길산 바로 앞 가파른 오르막길 보이는가.

GPS 트랙을 3차원으로 보기. 굵은 연두색 선이 이동 경로다.

GPS 트랙을 구글 어스에서 보기. 적갑산쪽에서 두물머리를 내려다 보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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