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주가를 눈여겨 보게 됩니다.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한국투자공사(KIC)는 KIC는 1월15일 미국의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20억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이 가운데는 제가 낸 세금도 포함돼 있을 겁니다. 20억달러를 4600만명으로 나누면 환율 950원 잡고 4만원이 좀 넘습니다.
이제 두달 남짓 지난 상황에서 성급한 판단일 수 있지만 처음 매입 당시 53.1달러였던 메릴린치의 주가는 3월 7일 기준으로 45.19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1월 97.53달러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죠.
다음은 KIC가 밝힌 투자 조건입니다.
KIC가 이번에 인수하게 되는 의무전환우선주(Mandatory Convertible Perferred Stock)는 연 9%의 배당을 받는 조건이며, 2년9개월이 되는 시점에 보통주로 전환된다. 우선주가 전환되면 KIC는 메릴린치 지분을 3% 이상(현재 기준) 보유하게 된다. 의무전환우선주에 대한 투자를 통해서 KIC는 미국 금융시장이 안정되기까지 2~3년간은 9%의 안정적 배당을 받고, 그 이후 미국 주택금융시장이 안정된 이후에는, 보통주로 전환하여 주가상승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이점을 갖게 되었다.
KIC는 구체적인 투자 조건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저는 몹시 기분이 나빴는데요. 무엇보다도 도대체 매입 가격이 얼마인지를 알 수 없습니다. 국내 일부 언론에는 전환 가격이 52.4달러라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우선주 가격이고 메릴린치 홈페이지에 보면 전환 프리미엄(Conversion Premium)이 17%라고 돼 있습니다. 우선주는 52.4달러에 샀는데 나중에 보통주로 전환할 때는 17%를 더 줘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입 가격은 61.31달러가 됩니다.
61.31달러에 사서 45.19달러가 됐으니 굳이 지금 시점에서 손익을 따져보자면, 우리는 벌써 5억2585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9%의 배당이 있고, 주가가 마냥 빠지지는 않을 테니까 미리 예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느낌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동안 많이 빠졌으니 이제 오를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말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빠질만한 이유가 충분했지만 과연 오를만한 이유도 있을까요. 최근 미국 상황을 보면 오히려 지금 주가가 자연스러워 보이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