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금융상품의 함정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13일 한겨레 20면에 실린 교보생명 프라임플러스변액연금보험에 대한 기사도 마찬가지다. 이 보험은 원금의 130% 이상을 보장해준다고 광고하고 있다.

한겨레는 보험회사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적고 있다. “펀드의 운용실적인 좋지 않아도 연금 개시시점에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의 130% 이상을 보장하는 것으로 가입에서 연금 개시시점까지는 25년 이상 남아있어야 한다”는 것. 이 보험의 가입 가능연령은 15~68세고 연금 개시시점은 45~80세다. 보험료에 따라 월 500만원 이상이면 2%를 할인해주고 0.5%를 추가 적립해 주는 혜택도 있다.


언뜻 솔깃하게 들리지만 25년 뒤 원금의 130%, 즉 30%의 수익률이라면 연간 수익률은 1.2% 밖에 안 된다. 25년 뒤 30% 수익률보다는 1년 뒤 3% 수익률이 훨씬 높다. 1년 뒤 3%만 해도 해마다 원금과 수익을 재투자하면 25년 뒤 109.4%의 수익률이 된다. 만약 100만원을 일시납으로 연 7% 복리예금에 넣어둔다면 10년 뒤 196만원, 20년 뒤 386만원, 25년 뒤에는 543만원으로 불어난다.

한국경제 25면에 실린 기사도 비슷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35세 남성이 매달 50만원씩 10년만 납입하고 연금 개시시점인 60세에 도달했을 때 투자수익률 4%를 가정하면 만기 연금적립은 8919만원, 6%를 가정하면 1억3175만원이 된다”는 것. 그런데 “펀드 수익률이 나빠 원금이 까지더라도 보험사가 원금의 130%인 7800만원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 남성이 50만원씩 10년 동안 연 5%의 적금에 붓는다면 원금이 6천만 원에 이자가 1512만5천 원, 모두 7512만5천원이 된다. 이를 10년 뒤부터 15년 동안 연 5%의 복리 예금에 붓거나 단리 예금에 1년마다 재투자한다면 이자가 6857만2089원이며, 60세가 되는 만기에 1억4369만7089원을 찾을 수 있다. 한국경제가 말하는 원금의 130%는 은행에 묻어뒀을 경우의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보험 전문가들은 보험은 보험, 투자는 투자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보험상품으로 재테크하려는 생각을 버리는 이야기다.

김미숙 보험소비자협회 회장은 “장기 금융상품에 현혹되지 말고 특히 연금 관련 금융상품의 경우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회장은 “만약을 위해 필요하다면 자동차보험처럼 만기 환급 없는 정기 보험을 선택하되, 만약 저축형 상품에 가입한다면 불필요하게 보험료를 과다지급하지 않는지 혹시 중도 해약할 경우 어느 정도 손실을 보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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