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뿐인 영광. 천문학적인 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가면서 이른바 3G 이동통신에서 어렵사리 1위 자리를 차지했지만 정작 영업손실을 기록한 KTF를 두고 하는 말이다.
KTF는 올해 2분기에 무려 6161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썼다. 매출액의 40.6%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덕분에 139억원의 영업손실까지 냈는데 문제는 가입자 수가 겨우 26만명 늘어나는데 그쳤다는데 있다. 석달 동안 194만명이 신규 가입을 했는데 동시에 168만명이 KTF를 떠났고 결국 시장 점유율에도 거의 변화가 없었다. KTF의 영업손실은 1999년 이후 거의 10년 만이다.
7월 말 기준으로 3G 가입자는 KTF가 676만명으로 1위, SK텔레콤이 656만명으로 그 뒤를 바짝 따라붙고 있고 LG텔레콤은 29만명으로 멀찌감치 뒤쳐져 있다. 일단 새로운 시장에서 SK텔레콤을 따라잡는데는 성공했지만 KTF의 3G ‘올인’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썼다는 부정적인 관측이 있는 반면 3G 가입자를 대거 확보해 중장기적인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KTF에 따르면 3G 가입자는 2G 가입자보다 평균 9천원 이상 더 많은 매출을 올려준다. 실제로 KTF의 가입자당 매출은 6월 말 기준 3만2406원으로 1년 전보다 1천원 이상 늘어났다. SK텔레콤이 2천원 가까이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특히 데이터 이용료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KTF 가입자는 데이터 이용료로 월 평균 7676원을 쓰는데 이는 1년 전보다 700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KTF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가입자 유치비용을 1인당 24만원에서 18만원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의 당초 목표가 가입자 확보 경쟁 보다는 3G 전환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업매장에 3G 단말기 비중이 80%를 웃도는 등 자생적인 매출 증가의 기반을 다졌다는 이야기다. 3G 가입자 비중이 이미 44.6%에 이르는데다 신규 가입자의 의무약정 비율이 80%를 넘어선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최근 가입자당 매출 증가가 신규 가입 직후 부가 서비스 의무 가입 때문이고 2~3개월 뒤 부가 서비스를 해지하고 나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당장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가입자 수도 급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7월 신규 가입자 수는 6월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마케팅 비용을 과도하게 들이지 않고도 자발적인 3G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단순계산으론 신규 가입자 1인당 240만원 정도 들었네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