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1주년이다. 나가볼까 하다가 데스킹 당번이라 집에서 후배들 기사를 봐주고 있는데 울컥 하는 기사들이 계속 올라온다. 오늘은 마침 하이서울 페스티벌인가 뭔가 하는 행사가 시청앞 광장에서 열리기로 돼 있었는데 촛불을 든 시민들이 몰려오자 행사가 취소되고 경찰이 광장을 원천 봉쇄해 버렸다.
경찰은 광장의 시민들을 몰아내면서 최루액을 뿌리고 곤봉을 휘두르기도 했다. “마스크 쓴 사람들 다 연행해.” 지나는 시민들에게 “일반 시민이냐, 일반 시민이면 가라”고 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도 들린다. 정부를 비판하면 시민 취급을 받지 못하는 이상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경찰은 불법 집회라고 문제 삼고 있지만 애초에 헌법에 보장된 집회·결사의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 현실이다. 경찰이 집회를 허용해 주지 않으면 착한 시민들은 그냥 닥치고 집에 들어가야 하나. (사진은 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