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곤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이 청와대 정책 소식지에 “학생들은 등록금 걱정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썼다. 최근 도입하기로 한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제도를 두고 한 말이다. 정 수석은 “현행 학자금 대출제도는 재학 중 이자부담과 졸업 후 취업여부와 관계없이 대출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부담으로 전체 재학생 197만명 가운데 40만명만 혜택을 받고 있는데 새 제도는 50% 이상인 107만명이 신청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대학 등록금은 국공립이 연간 420만원, 사립은 742만원에 이른다. 대학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4년 등록금에 생활비까지 포함하면 수천만원씩 빚을 안고 사회에 나가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청와대는 걱정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말한다. 걱정을 안 할 수가 있나. 졸업 후 일정 소득이 생기기 전까지는 갚을 필요가 없다는 조건을 무슨 대단한 혜택이라도 되는 것처럼 강조하고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갚아야 할 돈 아닌가.

“필요한 만큼 대출해 줄 테니 공부 잘 해서 좋은 직장 들어가서 갚아라.” 취업을 못하면? “취업할 때까지 안 갚아도 되니까 걱정하지 마라.” 좋은 직장에 못 들어가면? “25년 동안 나눠서 갚으면 되니까 걱정하지 마라.” 와, 이 얼마나 좋은 나라인가. 그런데 왜 눈물이 날까.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시장 논리에 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배려는 없다. 대학 졸업생의 상당수가 비정규직 노동자로 전락한다는 현실도 간과되고 있다.

학생들은 허울 좋은 대출 남발이 아니라 등록금 현실화와 정부 지원 확대를 요구해야 한다. 예산이 문제라고? 반값 등록금에 필요한 예산은 연간 5조원이면 충분하다. 사학재단의 폭리와 비리 구조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제기도 필요하다.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부분적인 국유화 또는 공영화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을까. 사실 반값 등록금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오해였다고 발뺌하고 있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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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1. 국립대 법인화 사업이 완료되면 이제 사립대 학생들처럼 국립대생들도 등록금 벌이에 허리가 휘어질 게 뻔한데, 대출로 해결하라는 건 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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