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지난 서너달 사이에 갑자기 유행이 됐다. 모이기만 하면 트위터 이야기에 언론에도 트위터 관련 기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진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확보한 인터넷 서비스가 또 있었을까. 도대체 트위터가 뭔데? 모르는 사람들은 소외감마저 느낄 정도다. 소문을 듣고 가입한 사람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다. 도대체 이게 왜 그렇게 인기야? 트위터의 5가지 매력과 속성 공략법을 정리한다.

트위터(twitter)는 ‘짹짹’ 지저귄다는 의미인데 MSN이나 네이트온 같은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와 싸이월드 미니홈피 또는 블로그가 결합된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글자 수가 140자로 제한돼 있는데 메시지를 전송하면 ‘1촌’에 등록된 친구들에게 메시지가 곧바로 전달되고 답장도 바로 받을 수 있다. 이를 테면 불특정 다수의 친구들과 한꺼번에 메신저 채팅을 하는 기분이랄까. 이름 그대로 재잘거린다는 기분으로 수다를 떨면 된다.

이해하기 쉽게 ‘1촌’이라고 설명했지만 트위터에서는 ‘팔로워(follower)’라는 표현을 쓴다. 딱 한 마디로 번역하기가 약간 애매한데 ‘팔로워’는 내가 쓴 글을 받아보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싸이월드의 ‘1촌’은 1촌 신청을 하고 상대방이 이를 수락해야만 ‘1촌’이 맺어지지만 트위터의 ‘팔로워’는 그냥 자기 마음대로다. 누구라도 ‘팔로우(follow)’하고 싶으면 하면 되고 상대방이 나를 ‘팔로우’하더라도 내가 그를 ‘팔로우’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트위터의 매력 첫 번째는 글자 수 제한이 주는 간결함이다. 트위터는 무엇이든 핵심만 짧게 요약해준다. 군더더기가 없고 명확하다. 멋들어진 문장을 쓸 이유도 없고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느라 긴 시간을 허비할 필요도 없다. 언뜻 가볍고 시시해 보이지만 결코 흘려 넘길 수 없는 의미있는 메시지가 흘러나온다. 때로는 책 한 권에 풀어낼만한 이야기가 140자에 압축돼 담겨 나올 때도 있다.

트위터의 매력 두 번째는 적극적인 관계 맺기와 생각의 공유다. 이미 웬만한 유명인들이 트위터에 합류했거나 합류할 예정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이들에게 직접 말을 걸거나 뭔가를 물어보거나 제안하거나 충고할 수도 있다. 굳이 유명인이 아니라도 트위터에서는 누구나 쉽게 말을 걸고 ‘팔로워’가 되고 서로 공감하거나 반박하고 의견을 조율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트위터에서는 한 다리만 건너면 모두가 ‘팔로워’로 연결된다.

트위터의 매력 세 번째는 분산된 영향력이다. 트위터에서는 누군지도 모르는 수많은 ‘팔로워’들에게 당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 당신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면 당신의 ‘팔로워’들이 당신의 ‘트윗’을 다시 ‘리트윗’하고 몇 단계만 거치면 순식간에 수천수만 명이 이를 읽게 된다. 과거에는 거대 언론에게나 가능했을 영향력이지만 이제 그 기회와 가능성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트위터의 매력 네 번째는 놀라운 속보성과 이슈 필터링 효과다. 과거에는 어떤 사건이 터지고 완결된 뉴스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지만 이제는 몇 초만에 트위터에 뜨고 ‘리트윗’을 거치면서 순식간에 모두가 알게 되는 시대가 됐다. 물론 그만큼 잘못된 정보가 떠돌 위험도 크지만 잘못된 정보 못지않게 이를 뒤집는 정보도 빠른 속도로 떠돌기 때문에 이슈가 필터링 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트위터의 매력 다섯 번째는 집단지성과 현실참여다. 트위터에서는 느슨하면서도 긴밀하게 연계된 거대한 집단지성이 형성된다. 완결된 형태가 아니라 계속 변화하고 수정·보완되기 때문에 트위터의 가능성은 더욱 크다. 트위터의 집단지성은 끊임없이 자극을 준다. 방관자로 머물러 있기 보다는 어떻게든 판단을 내리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스스로를 깨우칠 것을 요구한다.

트위터에 정착하려면 먼저 유명인들을 ‘팔로우’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김연아나 김주하, 박중훈, 이외수, 노회찬, 이찬진, 등이 기본이고 좀 재미는 없지만 정치인들도 우루루 몰려드는 추세다. 영어가 좀 된다면 버락 오바마나 오프라 윈프리를 추가하는 것도 좋다. 굳이 유명인이 아니라도 영향력이 있는 오피니언 리더들을 골라서 ‘팔로우’하고 이들과 대화를 시작하는 것으로 ‘팔로워’를 늘려가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트위터는 애초에 사적인 공간이 아니라고 깔고 들어가면 차라리 방향을 잡기 쉽다. 이제 막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수천수만 명이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수천수만 명에게 읽힐만한 글을 쓴다는 생각으로 남들이 하지 않는 이야기, 독특하고 참신한 생각과 주장을 담아낼 필요가 있다. 트위터는 1인 미디어면서 동시에 ‘소셜’ 미디어다. 한발 물러나서 구경만 하기 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일상의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고 담아내는 것도 좋지만 처음에는 좋은 ‘트윗’을 ‘리트윗’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함께 읽으면 좋을 기사를 골라 링크를 담고 내용을 요약하거나 짤막하게 의견을 붙이는 것도 좋다.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이런 게 있더라’ 정도면 충분하다.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정보가 된다.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고 거대한 의식의 공유에 동참하는 것, 그게 트위터의 즐거움이다.

(기아자동차 사보, 기아월드에 쓴 글입니다. 최대한 쉽게 쓴다고 썼는데 그래도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건 다음 기회로 미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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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1. 모이기만 하면 트위터 얘기라거나 트위터가 성공했다는 것은
    이정환님 주위 사람이 다 그런 부류의 사람이기 때문 아닐까요.
    실제로 트위터가 성공했다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받을 수가 없는데 말이지요.
    IT 분야의 사람들이 트위터 붐에 너무 쉽게 동조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IT 관련 기자들도 거기에 너무 급동조 하고 있는 것 같고요.
    트위터가 좋지 않은 서비스라고 반박하는게 아니라 트위터는 트위터를 하는 사람만 재밌지 아닌 사람에게는 전혀 재미없는 서비스라는 거지요.
    아직 국내에서 트위터는 성공하지 못했다.가 팩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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