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약간 민망한 내용의 기사로 기록을 세우고 싶지는 않았지만 지난 주말 미디어오늘 온라인 판에 썼던 “섹스 많이 하는 나라 만들자”라는 제목의 기사 조회 수가 사흘 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우석훈 2.1연구소 소장의 인터뷰 기사였다. 그럭저럭 참신한 내용이기도 하고 작정하고 트래픽 장사를 하려고 뉴스 캐스트 전면에 오랜 시간 노출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선정적인 제목 달기 효과를 봤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댓글도 엄청나게 달렸는데 한 절반 정도는 “애들도 보는데 이런 노골적인 제목을 달면 되겠느냐”는 불만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맞는 말인데 본문이나 제대로 읽어보고 댓글을 달라”는 반박이었다. 본문의 취지와 달리 섹스를 성매매로 이해하거나 애초에 섹스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는 독자들도 많았다. “오히려 섹스를 너무 많이 해서 문제 아니냐”는 반론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우석훈 소장을 만난 것은 그가 “언론의 경제학”을 주제로 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서 그 내용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보니 섹스와 토건경제가 반비례한다는 주장이 더 솔깃했다. 물론 우 소장에게도 정확한 데이터는 없었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이 과거보다 섹스를 덜 하는 것일까. 주변을 돌아보면 온통 환락·유흥산업 천지인데 말이지.

기사에는 쓰지 않았지만 소비여력 축소와 양육·교육 부담, 미래에 대한 불안 말고도 섹스가 줄어드는데는 환경적 요인이 크다는 게 우 소장의 주장이다.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과 도시 과밀화, 환경오염, 미세먼지, 스트레스, 환경호르몬 등이 건강한 섹스를 억압하고 사회적 불임을 만든다는 이야기다. 그 배후에 토건경제와 부동산 거품이 있다는 주장인데 “생태적 경제의 복원”이란 그의 대안이 상대적으로 모호하고 요원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참고 : “섹스 많이 하는 나라 만들자”, 우석훈의 파격 주장. (이정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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