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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 아니면 독자 모으기 어렵다?

(지난 토요일 태터앤미디어 주최로 열린 블로그 네트워크 포럼에서 나왔던 이야기 일부입니다. 파워 블로거라고 주목 받는 블로거들이 많지만 사실 포털 소속 블로거들 가운데 우리가 잘 모르는 엄청난 트래픽을 자랑하시는 분들도 많죠. 이 정도인 줄은 몰랐습니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요. 상대적 박탈감이 들기도 하고요. 네이버 검색 결과의 72.3%가 네이버 내부로 유입된다는 사실도 놀랍습니다.)

야후코리아 정준 과장은 “대형 포털 사이트 중심의 네트워크 생태계가 블로고스피어의 다양성과 영향력 확대에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과장에 따르면 국내 블로그의 90.4%가 포털 사이트에 둥지를 틀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가 69.6%, 다음 블로그가 12.6%로 82.2%를 차지하고 싸이월드 블로그가 4.6%, 야후 블로그가 1.7%, 드림위즈와 파란 블로그가 각각 0.6% 정도다.

국내 블로그 10개 가운데 9개가 포털 블로그라는 이야기인데 그 이유가 뭘까. 일단 포털 블로그는 설치도 필요 없고 네트워크 비용이 들지 않는다. 간단히 클릭 몇 번이면 블로그를 만들 수 있다. 정 과장은 “포털 블로그의 장점은 엄청난 트래픽을 보장해 준다는데 있다”고 지적한다. 포털이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을 확보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맨 바닥에서 시작하는 독립 블로그와는 애초에 출발선이 다른 셈이다.

이 같은 가정은 통계로도 충분히 확인된다. 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으로 네이버 블로그의 페이지뷰는 20억건에 이른다. 그런데 이 가운데 검색으로 유입되는 페이지뷰가 13억건, 첫 페이지의 오픈 캐스트에서 유입되는 페이지 뷰가 2억건 정도다. 전체 페이지뷰의 4분의 3 정도를 네이버가 만들어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만약 네이버를 떠난다면 4분의 3 정도를 포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된다.

리퍼러 페이지뷰를 확인한 결과 네이버는 검색 결과의 28.7%만 외부로 내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2.3%는 네이버 내부의 지식IN이나 블로그, 카페, 뉴스 등으로 다시 유입되는 셈이다. 정 과장은 “이런 시스템에서 누가 네이버를 떠나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포털 사이트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결국 포털 블로그가 아니라면 자체적으로 독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이야기다.

포털 블로그는 공짜인 대신 저작권에 제한을 받는다. 포털 사이트는 블로그의 콘텐츠를 검색 결과에 활용하거나 광고를 게재할 수도 있고 심지어 필요할 경우 수정․편집까지 할 수 있다. 권리침해 신고가 들어올 경우 게시물 차단과 삭제 등 임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굴욕적인 약관 조항들도 많지만 대부분 사용자들이 공짜라는 이유로, 엄청난 트래픽이 보장된다는 이유로 포털 블로그에 만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포털 블로그가 아닌 독립 블로그들이 살아남을 방법을 없을까. 정 과장은 “검색이 잘 돼서 좋은 콘텐츠에 충분한 트래픽 유입이 돼야 하는데 네이버 등은 내부 콘텐츠를 띄우는데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메타블로그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결국 해법은 “네이버 외부에 좋은 콘텐츠가 많아지거나 네이버가 마음을 바꿔먹고 트래픽을 외부로 더 많이 흘려보내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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