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팔로워가 늘어나면서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하게 되는데요. 오보를 날리는 일이 가끔 있어서 난감합니다. 곧바로 수정하곤 하지만 한번 날린 트윗이 몇 차례 리트윗을 거치면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나면 바로 잡기 어렵게 되죠.


지난 토요일 블로그 네트워크 포럼에서 LG전자 정희연 차장께서 기업 트위터의 활용사례를 설명해 주셨는데요. 중간에 “KT 트위터 담당자가 경쟁회사인 SK텔레콤 트위터에 말을 건네 보려고 결재까지 받았는데 윗 사람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해서 ‘먼저 말을 거는 게 이기는 겁니다’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걸 트위터에 옮기는 과정에서 제가 KT와 SK텔레콤을 바꿔서 말하는 바람에 난리가 났었죠.

KT와 SK텔레콤을 거꾸로 적은 건 제 실수였고요. 결재 이야기는 정 차장께서 우스갯소리로 하신 말씀인 듯합니다. 결재를 맡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고요. 구두보고 정도였다는데 이게 와전된 것 같습니다. 경쟁 관계인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트위터에서 사이좋게 지낸다는 이야기를 듣고 KT 쪽에서 먼저 말을 걸어 좋은 친구가 되자고 했다고 합니다. 트위터니까 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홍보 담당자들 입장에서는 민감한 사안일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일단 팩트가 잘못 됐고 트위터에서 무슨 말을 하느냐로 결재까지 받아야 할 만큼 조직문화가 경직돼 있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으니까요.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 말씀 드립니다. 이날 정 차장 말씀의 맥락은 ‘화제를 만들고 재미를 추구하라’는 전략의 일환이었습니다. 실제로 늘 싸우기만 하는 두 회사가 서로 덕담을 주고 받는 걸 소비자들이 재미있어 하고 신기해 했다고 합니다.

그날 강연에서 흥미로운 대목을 좀 더 소개하겠습니다. 정 차장은 기업 블로그의 매력을 “기업의 입장에서 게이트 키핑 없이 좀 더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뉴스보다 먼저 우리가 원할 때”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거죠. 오보를 바로 잡을 수도 있고 오히려 주류 언론에 앞서 특종을 터뜨릴 수도 있습니다. 언론이 기업 블로그를 배껴쓰는 일도 흔히 있고요.

“이슈를 피하지 말고 맞서라”는 충고도 중요합니다. 최근 드럼 세탁기에 어린아이가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LG전자는 재빨리 리콜에 나섰고 내부 의사소통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습니다.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꿔서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거둔 겁니다. 정 차장은 “소셜 네트워크의 세계에서 기업 블로그는 어딘가 전학생 같은 이미지인데 동등한 친구가 되려면 먼저 손을 내밀고 함께 게임을 즐겨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희연(@midorijung)님께서 정리하신 기업 블로그의 10가지 운영 원칙과 기업 트위터가 존재감을 확보하기 위한 10가지 조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감성과 정보가 결합된 이모메이션(emotion+information).
2, 1인칭을 고집하라.
3. 솔직함과 인간미가 가장 중요한 매력.
4. 하고 싶은 말을 참아라.
5. 블로그의 파워는 대화의 양에서 나온다.
6. 온라인 대화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라.
7. 고객 의견 수렴하여 운영에 반영하라.
8. 고객을 기다리지 말고 찾아 나서라.
9. 이슈를 피하지 말고 맞서라.
10. 신뢰형성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잊지 마라.

트위터에서 존재감을 확보하려면, 1. 가치 있는 정보를 가장 먼저 제공하라. 2. 대화에 참여하고 피드백하라.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도 하고. 누군가가 언급했을 때 곧바로 반응하라. 3. 화제를 만들고 재미를 추구해라.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라. 4. 올드 미디어를 활용하라. 5. 특별한 이벤트를 제공하라. 6.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합하라. 7. 사내 블로그 전도사가 되라. 9. 경영진을 설득하고 참여하게 하라. 10. 온라인 대화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라.

Similar Posts

One Comment

  1. 포스팅으로 해명까지해주시고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지나는 말로 한것이 트윗에 오보로 나가서 관계되는 분들에게 항의를 받고서 처음엔 좀 황당했는데 앞으로 저도 더 조심하고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업블로그에 대한 홍보도 해주시고 너무 감사드려요~ 앞으로 트위터에서 자주 뵐께요~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