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북한 정부가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에 접속을 차단하기로 결정해 주목된다. 방통심의위는 19일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어 북한의 대남기구 ‘우리민족끼리’가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 ‘@uriminzok’이 “북한을 찬양하고 북한 정권의 정통성을 합리화하는 등 국가보안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판단해 접속을 차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민족끼리’는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운영하는 웹사이트다. @uriminzok에 오른 트윗은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남한 정부를 비방하는 내용이 대부분으로 조선중앙통신과 로동신문 기사가 다수 링크돼 있다. 해외 서비스를 통해 북한 정부가 남한 국민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0일 현재 @uriminzok의 팔로워는 8천명을 넘어섰다. 미국 정부 대변인인 필립 크로울리는 18일 자신의 트위터(@pjcrowley)에서 “북한의 트위터 입성을 환영한다(We welcome North Korea to Twitter and the networked world)”고 밝히기도 했다. 호기심에 팔로우한 국내 가입자들도 많지만 해외에서도 북한의 트위터 입성은 화제였다.

북한 국민들 가운데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사람은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개설한 트위터 계정 역시 대남 선전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크로울리는 “북한 정부가 트위터에 합류했지만 북한 국민들도 이것을 볼 수 있느냐”고 물은 뒤 “은둔의 왕국이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기술이 도입되면 그만둘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란을 보라”고 덧붙였다.

@uriminzok은 19일 오후부터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그러나 트위터가 국내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 인터넷 서비스 차원에서 접속 경로를 가로채 다른 페이지를 보여주는 것일 뿐 해외에서는 얼마든지 접속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프록시 서버를 우회하는 방법으로 쉽게 접속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트위터 홈페이지가 아닌 트위터 웹 어플리케이션이나 스마트폰 등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은 차단할 방법이 없다는데 있다. 트위터 사용자의 75% 이상이 트위터 홈페이지가 아닌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서비스를 통해 접속한다는 걸 감안하면 반쪽짜리 차단에 그치는 셈이다.

통일부는 북한의 트윗을 리트윗하거나 댓글을 남기는 등 의사교환을 할 경우 남북교류협력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트위터 서비스가 애초에 실명제 적용 대상이 아닌데다 설령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발견된다 하더라도 이를 처벌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냉소적인 반응이 많았다. @rebunto는 “자꾸 쪽팔리게 바보 인증하지 마시고, 얼렁 국내 법인을 차리시덩가 아니면 아예 국격에 맞게 트위터 금지령을 내리시죠”라고 비꼬기도 했다. @sunphilyoon는 “남북한이 서로의 매체를 체재 선전의 도구라고 여기지 않고 자유롭게 서로의 방송과 인터넷을 교류할 날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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