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생계비가 올해보다 5.6% 오른다. 보건복지가족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도입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인상률이라며 호들갑을 떨었고 대부분 언론이 이를 그대로 받아썼다. 지난해 인상률 2.75%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지난해 인상률이 예년보다 낮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통계적 착시일 뿐이다.


최저생계비는 비계측년도에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자동으로 산정되고 3년마다 돌아오는 계측년도에는 소득·지출 수준 등을 감안해 이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결정되는데 지난 계측년도인 2008년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평균 6.35%로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라는 게 민주노총의 설명이다.

5일 민주노총이 발표한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자가구 평균소득 대비 최저생계비의 비율은 1999년 40.7%에서 지난해에는 32.8%, 올해는 32.3%까지 낮아졌다. 중위소득 기준으로는 45.5%에서 36.1%까지 낮아졌다. 우리나라의 빈곤률은 14.9%,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10.6%보다 훨씬 높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저생계비 인상률의 단순 누적합계는 32.5%인데 소비자물가 상승률 누적합계는 31.2%, 생활물가 상승률 누적합계는 37.9%였다. 최저생계비 인상률이 소비자물가를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물가 수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상대적 빈곤과 박탈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내년부터 최저생계비에 휴대전화 통신비가 반영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4인가구 기준으로 1대만 반영됐을 뿐이다. 게다가 집 전화 사용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가정해 통신비는 감액 처리했다. 가구집기가 신규 추가됐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후라이팬 1대, 233원이 반영됐을 뿐이다.

이밖에도 친지 방문비로 1년에 두 차례 1667원을 반영했는데 이 역시 집에서 식사를 안 한다는 이유로 식료품비를 감액 처리했다. 구색만 갖췄을 뿐 국민들의 생활실태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민주노총은 “중요한 건 몇몇 개별 품목의 현실성 여부를 넘어선 계측방식 자체에서 기인하는 문제라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그동안의 최저생계비 인상률이 실제 빈곤층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존 인상률을 기준으로 비교하며 의미부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또 “지출이 아닌 소득을 기준으로, 중위소득이 아닌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상대적 빈곤선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비계측연도의 물가연동 자동결정은 경제사회적 변수나 국민의 소득상향수준, 그리고 장애 등 가구유형에 따른 특성을 무시한 채 절차적 편리성과 효율성만을 강조한 편의주의 적인 발상이자, 최저생계비를 낮은 상태에서 유지하는 것을 제도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Similar Pos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