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제 제기.
– 한국 출판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는 시장 규모가 너무 작은데다 유통 비용이 과도해서 베스트셀러 편중이 심하고 그마저도 대형 마케팅 기획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는데 있다. 아무리 좋은 책도 마케팅에 투자를 하지 않으면 독자들에게 이름을 알릴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결국 이 시장은 철저하게 자본의 논리에 따르게 된다.

– 출판 마케팅에서 가장 효율적인 건 광고 보다는 서평이다. 그러나 언론사의 서평은 대형 출판사나 베스트셀러 중심인 경우가 많고, 그마저도 제한적이다.
– 한국 출판시장의 ‘롱테일’은 아주 가늘고 짧다. 팔리는 책만 팔리고 나머지 절대다수의 책은 손익분기점도 넘기기 어려운 게 현실. 인문학 분야가 특히 취약하고 국내 저자를 발굴하기 보다는 손쉬운 외신 번역에 의존하는 상황. 해외에 번역할 만한 국내 콘텐츠는 손에 꼽을 만한 정도.

2. 개요.
– 좋은 책을 서로 추천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
– 마케팅에 의존하지 않고도 집단지성과 추천, 평판과 신뢰로 좋은 콘텐츠를 발굴하는 시스템이 가능하다면 그건 이게 책이라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 한 달에 3건(또는 5건) 이상의 서평을 쓸 수 있는(그렇게 약정한) 블로거들에게 무료로 신간을 보내준다.
– ‘Social Reading’에서는 출판사들로부터 일정 규모(각 30~50권 정도?)의 신간을 확보하고 회원 블로거들의 관심 분야에 맞게 배분한다.
– 회원 블로거들이 작성한 서평은 각자의 블로그에 우선 게재되고 ‘Social Reading’ 홈페이지에도 함께 게재된다. 모든 서평은 CCL(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을 적용해 공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영리적 목적의 언론사에서도 출처만 밝히면 자유롭게 전재할 수 있도록 한다. 좋은 책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최우선의 목표다.
– 회원 블로거들 입장에서는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서점에 깔리기도 전에 무료로 받아볼 수 있으며 자신이 쓴 서평을 많은 사람들이 읽도록 할 수 있다.
– 출판사들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영향력 있는 블로거(또는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신간을 소개할 수 있으며 동시 다발적인 서평으로 다수의 잠재 독자들에게 홍보를 할 수 있게 된다.
– 회원 블로거를 50명 정도까지 늘리고, 이들이 5건씩 서평을 쓴다면 그것만으로도 달마다 250건의 콘텐츠가 쌓이게 된다. 주제에 따라 구분해서 200명까지 늘릴 수도 있을 듯. 이런 사이트가 있다면 책 읽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날마다 찾아와서 둘러보게 되지 않을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으로 섹션을 나눠서 미디어 사이트로 구성하는 것도 가능할 듯.

3. 추가 아이디어.
–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읽고 난 책을 회원들끼리 ‘북 크로싱’하거나 아니면 ‘아름다운 가게’ 등에 기부하거나 아니면 판매해서 수익을 기부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 서평을 묶어서 책을 내는 것도 가능하고.
– 남는 책이 있으면 서평을 읽으러 들르는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할 수도 있을 거고.
– 정기적으로 좋은 책을 선정하는 행사도 할 수 있을 듯. (한국 출판 시장에는 좋은 책을 선정하는 공신력 있는 시스템조차도 없다.)
– 이 시스템이 정착되면 책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템으로 확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 핵심은, 자본 논리에 물든 출판 시장에 독자들이 나서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보자, 책을 많이 읽고 서로 추천하는 문화, 출판사와 독자가 서로 소통하고 공생하는 문화를 만들어 보자는 것. 좋은 책을 찾는 독자들이 얼마든지 있고 이들의 목소리를 빌어 좋은 책이 많이 팔리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는 것.
– (너도나도 ‘소셜’을 걸고 나오는 분위기라 좀 꺼림칙하지만 이름이야 뭐든 상관 없고. 간단하게 한 마디로 정리하면 책 좋아하는 사람들, 책 공짜로 줄 테니 열심히 읽고 소개 좀 많이 해줘라,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는 겁니다. 서평과 좋은 책 추천을 유행처럼 확산시켜 보고요. 그걸로 출판 생태계를 좀 풍성하게 해보자는 거죠.)

– www.socialread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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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독서모임 등 그룹단위에 책을 무상으로 지원해주는 방식도 고려해보심은 어떨까요? 서평을 작성하는 조건으로 무상으로 책을 지원받을 수 있다면 많은 독서모임들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적당히 의무감도 있고. 🙂

  2. 저도 디지털 컨텐츠를 다루는 웹이나 소셜 서비스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ㅋㅋ
    그런데 이쪽에 대해서 고민하다보면 항상 부딪히는 것이 “대중”이었습니다.

    결국 여기서도 언급되는 “독자”가 어느 레벨의 대중까지를 말하는 것인지가 문제라고 봅니다.

    아무리 인터넷에서 좋은 책이라고 하더라도 대중들은 같은 반친구, 가족, 친척들이 추천하는 책이나 영화를 소비하게 되어 있습니다(최소한 영화쪽에서는 파워블로거들의 포스팅이나 네이버 영화 리플들보다 지인들의 영향이 크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출판 시장이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된 이유에는 우리 국민들의 문화생활비 자체가 낮기 때문이지 홍보가 되는 책들만 팔리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베스트셀러 100권을 파는 것과 그렇지 않은 책들을 50:50으로 파는 경우르 생각해 봤을 때 출판사 입장에서 벌어 들이는 수익은 똑같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 생각에 만약 본 포스팅에서 언급하신 내용의 웹서비스가 생긴다면 결국 평소에 책을 보던 사람들, 그중에서 웹이나 모바일 서비스와 근접한 생활패턴을 가진 유저들만의 공간이 될 뿐이지 이게 더 이상의 영향으로 파생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ㅠㅠ

    만약 대중들의 현재 도서 소비패턴에 변화를 주고 출판업계에 까지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조금 더 대중의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내용만으로 미뤄볼 때, 소셜과 이상적인 모습에만 너무 치중되어 있는 것 같아요 ㅠㅠ

    차라리 이걸 100% 해외서비스를 고려해서 만든다면 모를까…

    쓰다보니 두서없고 굉장히 비관적이게 쓰게 되었는데…
    전 책은 아니었지만 영화컨텐츠를 가지고 이런저런 시도들을 해볼 생각이 있습니다 ㅋㅋ
    그런데.. 항상 이런식으로 귀결되어라구요 ㅠㅠ

  3. 저도 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책을 읽기 전에는 서평을 쓸만한 건덕지가 있는 책인지 없는 책인지 판단하기 어렵더라고요. 얻은 책은 고심해서 고른 책보다 별로고, 특히 출판사에서 마케팅 차원으로 뿌리는 책은 더 그렇고.
    기존에 좋은 리뷰를 쓰는 사람들을 잘 엮어서 (다른경제처럼) 자기랑 책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하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새책보단 이미 사서 읽은 책값을 주세요! ㅎㅎ

  4. 책 추천 관련해서 관심있는 분들이 이렇게 많았군요..ㅎ 반갑습니다.
    저도 주로 신뢰하는 블로거가 추천하는 도서나 지인의 추천으로 도서를 많이 봅니다.

    그런데,구독하는 블로그는 약 50여개 되는데 그 중에서 믿을 만한 도서 추천을 하는 분은 2~3명 정도입니다..제가 까다로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단지 출판사에서 기증받고 의무감에 쓰시는 분들도 꽤 있어서, 추천 블로거에게 무료로 신간을 3~5권 주는 방식은 비슷하게 처음의도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말씀하신 것처럼 신뢰할 수 있는 책추천 컨텐츠를 모을 수 있다면 상당히 유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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