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미디어 이용 실태 조사]

공무원들이 가장 신뢰하는 신문은 한겨레와 경향신문, 가장 선호하는 방송은 MBC였다. 미디어오늘이 지난달 1일~18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공동으로 실시한 공무원 미디어 수용 실태 조사 결과, 전국에 걸쳐 6급 이하 공무원 487명 가운데 221명(이하 중복 포함), 45.4%가 한겨레를 가장 신뢰한다고 답변했다. 경향신문을 가장 신뢰한다는 응답자도 34.9%(170명)나 됐다. 3위인 조선일보는 9.0%(44명)으로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방송에서는 MBC를 가장 선호한다는 답변이 49.5%(241명)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YTN이 21.1%(103명)으로 2위, KBS가 19.1%(93명)으로 3위를 차지한 것도 주목된다. SBS는 5.5%(27명)에 그쳤다. “신문과 방송 가운데 어느 쪽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는 73.5%(358명)가 방송을 선호한다고 답변해 특히 신문에 대한 불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을 선호한다는 답변은 23.2%(113명)에 그쳤다.

이번 조사 결과,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공무원들 상당수가 현재 “구독하고 있는 신문들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는 사실이다. 가장 신뢰하는 신문과 실제로 구독하는 신문이 다른 경우도 많았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 성향 신문들을 가장 많이 구독하고 있으나 실제 이들 신문을 크게 신뢰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지에서 일괄적으로 구독하거나 상사의 지시로 구독할 신문을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무원들이 근무지에서 가장 많이 구독하는 신문은 조선일보가 29.7%로 1위였다. 중앙일보가 24.6%로 2위, 동아일보가 23.0%로 3위,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각각 22.8%, 17.0%로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매일경제(16.2%)와 문화일보(11.9%), 서울신문(11.2%), 한국일보(10.4%) 등이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이 보는 신문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이들 신문의 발행 부수와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신문을 어떻게 선택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조직에서 일괄적으로 결정했다”는 답변이 32.9%나 됐다. “상사의 지시나 결정으로 구독하게 됐다”는 답변이 11.5%, “신문사 기자나 판매 사원의 권유로 구독하게 됐다”는 답변이 13.3%로 나타난 반면, “부서원들의 협의를 통해 구독을 결정했다”는 답변은 8.4%에 그쳤다. 공무원들 상당수가 어떤 신문을 구독할 것인지 결정할 권한이 없다는 이야기다.

“지금 구독하고 있는 신문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46.8%, “만족한다”는 답변은 43.3%로 나타났다.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불필요하게 너무 많은 신문을 구독하고 있다”는 답변이 37.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신문 구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답변도 27.3%나 됐다. “편향된 논조의 신문만 구독하고 있어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답변이 23.3%나 차지한 것도 주목된다.

신문 보는 시간은 15분 이하가 39.4%로 가장 많았고 15~30분 이하가 28.3%로 그 뒤를 이었다. “근무 시간 시작 전에 신문을 본다”는 답변이 32.9%, “점심 시간에 본다”는 답변이 23.8%였으나 “시간이 없다(54.6%)”거나 “상사 눈치가 보인다(27.1%)”는 등의 이유로 “근무 시간에 신문을 읽기가 쉽지 않다”는 답변이 68.0%나 됐다. “집에서도 신문을 보느냐”는 질문에는 71.3%가 보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 결과 공무원들이 근무지에서 신문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며 전반적으로 신문에 대한 불신이 만연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조중동 등 보수 성향의 신문을 가장 많이 구독하고 있지만 이는 자발적인 의사가 아니고 실제로는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훨씬 더 신뢰한다는 사실도 주목된다. 인터넷으로만 정보 습득을 한다는 기타 답변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현재 구독하고 있는 신문이 선거 때 투표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약간 영향을 미친다”는 답변이 48.3%,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는 답변이 24.8% 등 78.9%에 이른다는 사실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신뢰하지 않는 신문들을 구독하고 있고 그 신문들을 충분히 읽을 여유도 없지만 그 신문들의 논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는 이야기다.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답변은 11.9%에 그쳤다.

언론 보도의 공정성과 정확성에 대한 인식도 차이를 보였다. 신문 보도가 공정하다는 답변은 10.9%, 정확하다는 답변은 19.1%에 그쳤다.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각각 25.3%와 39.0%로 나타났다. 그러나 방송 보도에 대한 질문에는 공정하다는 답변이 14.0%, 정확하다는 답변이 18.3%,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각각 5.3%와 39.0%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신문 보도가 방송 보도보다 더 정확하지만 공정성은 떨어진다는 인식이 많았다.

가장 선호하는 방송과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정확성이나 공정성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 답변이 낮게 나타난 것도 주목된다. “뉴스 앵커가 맘에 들어서”라는 답변이 53.6%를 차지했고 “볼 거리가 많고 재미있기 때문”이라는 답변도 24.7%나 됐다. 정확성이나 공정성은 각각 8.8%와 5.5%밖에 안 됐다. 방송 뉴스를 선택할 때는 재미와 주관적인 취향이나 선호도가 더 많이 반영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최초로 실시된 이번 조사 결과 공무원들은 전반적으로 신문 구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신문을 읽는 시간이 매우 짧거나 아예 보지 않는 경우도 많았고 신문보다는 방송 뉴스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향은 정치적 중립을 강요받는 공무원이라는 신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문의 공정성에 강한 불신을 드러낸 반면 방송 뉴스를 선택할 때는 공정성을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보지 않는다는 사실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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