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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버스 앱에 광고 달았으면 연 4∼5억원 거뜬했을 것.”

[인터뷰] 홍준 퓨처스트림네트웍스 본부장, “모바일 광고 CTR, 온라인의 10배.”

지난 2004년 웹 2.0 버블이 한창 불었던 것처럼 최근에는 소셜 버블 또는 모바일 버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들끓었던 웹 2.0 버블과 달리 최근 등장한 소셜이나 모바일 벤처기업들은 미약하나마 수익모델이 확보돼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앱스토어에 등록해 대박을 터뜨리는 수익모델도 가능하고 충분한 트래픽이 확보될 경우 모바일 광고도 상당한 매출을 올려주기 때문이다.

퓨처스트림네트웍스는 국내 최대의 모바일 광고 대행 업체다. 이 회사는 카울리라는 광고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하루 페이지뷰 5천만건에 이르는 3900개의 모바일 앱 인벤토리를 확보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구글의 애드몹이 압도적인 1위지만 국내에서는 카울리의 점유율이 더 높다. 애드몹이 모바일 웹 페이지를 기반으로 한다면 카울리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탑재되는 방식이다. 애플의 아이애드도 같은 방식이지만 국내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퓨처스트림네트웍스 홍준 본부장에 따르면 뉴스와 날씨, 교통 등 정보성 콘텐츠의 수익이 높다. 흔히 뉴스 사이트의 CTR(노출 대비 클릭 비율)이 0.01∼0.03% 수준인 반면 모바일 앱의 CTR은 0.1%가 넘는다. 1천명 가운데 1명이 클릭한다는 이야기다. 좁은 화면이라 집중도가 높기 때문이기도 하고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 노출하는 온라인 광고와 달리 맞춤형 콘텐츠를 내보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음은 홍 본부장과 일문일답.

– 무료 모바일 앱에 붙이는 광고가 꽤나 큰 매출을 만든다고 들었다.
“하철이라는 지하철 정보를 다루는 앱이 있다. 비슷한 앱이 많이 나와 있지만 하철이는 정보가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을 찾아준다거나 역 주변 관광 정보도 친절하고 갈아타기 편한 출입문 위치나 도착 시간 등도 매우 정확하다. 다운로드 기준으로 우리나라 5위인데 이 앱을 만든 다날소프트는 월 2천만원 정도를 광고 수입으로 벌어들인다. 우리 통계를 보면 상위 5%의 앱이 58%의 수익을 차지한다.”

– 무료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이 1위 아닌가. 카카오톡도 광고를 붙이면 꽤나 큰 수익이 되겠다.
“페이지뷰는 엄청나지만 카카오톡 같은 경우는 대체할 만한 비슷한 서비스가 많기 때문에 광고를 붙일 경우 사용자들의 반발과 이탈이 클 수도 있다. 하철이 같은 경우는 좋은 정보를 무료로 보는 대신 광고를 보는 거라 거부감이 적지만 카카오톡은 콘텐츠 서비스가 아니라서 조심스러울 거라고 본다. 통신 비용을 할인해 준다든가, 사용자들에게 광고 수익을 돌려주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도 가능하지 않을까.”

– 한 고등학생이 만든 서울버스라는 앱이 광고를 붙였다가 거센 비난에 부딪혔던 일도 있다. 지금은 광고 없이 서비스하고 있지 않나.
“서울버스는 하철이보다 훨씬 매력적인 앱이다. 만족도도 높고. 아마 서울버스 앱에 광고를 붙이면 월 3천∼4천만원 정도 매출은 거뜬할 거라고 본다. 연 4억∼5억원 정도 잃고 있는 셈이다. 서울버스 앱 같은 경우는 공공 데이터 베이스를 공개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던 터라 특히 민감한 것 같다. 결국 돈 벌이하려고 만든 것 아니냐는 비난이 많았다. 사실 광고를 붙이라 마라 간섭할 일이 아닌데, 그게 싫으면 안 보면 되는 거 아닌가.”

– 모바일 광고가 온라인 광고 보다 효율이 높은 이유가 뭐라고 보나. 모바일 웹 광고와 앱 광고의 차이도 설명해 달라.
“모바일 광고는 아침부터 트래픽이 계속 치솟아 저녁 10시와 12시 사이가 최대가 된다. 출퇴근 시간에도 트래픽이 꽤나 높다. 우리나라 인터넷 광고가 1조6500억원 규모인데 모바일 광고는 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도 된다. 모바일 웹과 앱 광고가 각각 250억원 정도로 비슷한 규모다. 충성도 높은 앱의 인벤토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광고 효율이 달라진다.”

– 다른 성공 사례를 더 말해 달라.
“‘밀어서 잠금 해제’라는 아이폰 앱이 있었다. 잠금 화면을 바꿔주는 흥미거리 앱이었는데 반짝 인기를 끌다가 시들해지기는 했지만 이런 앱들이 몇백만에서 몇천만원씩 매출을 낸다. 이번 여름에는 ‘무서운 이야기’라는 앱도 꽤나 인기를 끌었다. 소셜 커머스 사이트의 최신 이벤트를 묶어서 보여주는 ‘쿠폰모아’라는 앱도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티켓몬스터나 쿠팡, 그루폰 등을 한꺼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이 사이트들이 여기에 광고를 내기도 한다.”

– 아직 대기업 광고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빅 브랜드 광고라고 하는데 다들 관심은 많지만 효과를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향후 모바일 커머스가 확산되고 맞춤형 광고의 효과가 입증되면 이 시장이 더욱 커질 거라고 본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에서 옷을 산다는 거 상상이나 했나. 지금은 자연스럽게 됐다. 머지 않은 미래에 모바일로 옷을 사는 게 전혀 낯설지 않게 될 거고 맞춤형 모바일 광고 시장도 지금보다 훨씬 성장할 거라고 본다.”

– 새로운 플랫폼에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존슨앤존슨은 홈쇼핑 방송 일정을 아이폰의 캘린더에 추가 시키는 광고를 내보내 큰 성과를 거뒀다. 야식 배달이나 대리운전 업체라면 클릭하면 바로 전화를 거는 광고를 내보낼 수도 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2∼3일 동안 동시다발적을 광고를 쏟아내는 핫타임 애드도 새로운 광고 전략으로 꼽힌다. 아직은 개인의 위치 정보를 수집하기에 여러 제약이 많지만 지역 별로 쿠폰 같은 걸 제공하는 광고도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할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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