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렙 법안 처리가 9월 임시 국회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이 법안의 처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조중동이 관련 기사를 전혀 내보내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끈다. 종합편성채널의 광고 직접 판매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지만 이 역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 신문들은 지난 3개월 동안 민영 미디어렙에 대한 기사를 단 한 건도 내보내지 않았다. 종편 허용 이후 올해 1월부터 기사를 뒤져봐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참고 : 종편과 미디어렙, 그 복잡한 함수관계. (이정환닷컴!)

조중동 입장에서는 민영 미디어렙 도입 논의가 지연돼 은근슬쩍 미디어렙 없이 그냥 직접 판매를 시작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한나라당이 지지부진 논의를 미루는 것도 조중동의 입김이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시간 끌기 전략인 셈이다. 조중동은 아예 민영 미디어렙에 대한 이슈를 무시하고 있다. 조중동만 읽는 독자들은 이런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를 수도 있다.

이처럼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중요한 이슈를 깔아뭉개는 건 언론의 기본 책무를 저버리는 일이다. 조중동이 뭉치면 없던 이슈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중요한 이슈를 사라지게 만들 수도 있다. 위키리크스 보도에 보수 언론이 침묵하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종편이 시작되면 이처럼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어젠더를 왜곡하고 정부 정책을 뒤흔드는 일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종편이 불러올 재앙은 이미 시작됐다.

Similar Pos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