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사람의 몸으로 태어난 하느님이다. 그가 마구간에서 태어났고 비천한 목수로 살았다는 건 그의 신성에 아무런 흠집도 내지 못한다. 그러나 그가 결혼을 해서 애를 낳았다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는 사람의 몸을 한 하느님이지만 진짜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비밀이 있고 그 비밀을 영원히 묻어두려는 사람들과 그 비밀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있다.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진실. ‘다빈치 코드’의 진짜 재미는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진실의 의미 보다는 수수께끼와 추격, 그리고 반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애초에 버거운 주제였을 수도 있다.
예수님이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았다(->아버지가 됐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 만약, 성경에 그렇게 씌어 있었다면 말이지.
‘진짜 사람이어서는 안된다고 믿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을 말하는 지는 모르겠다. 성경이 성경인 것과 기독교가 기독교인 것 그리고 예수가 예수인 것은 예수가 하나님인 동시에 ‘진짜 사람’이었기 때문이지. 즉, 이 부분은 네가 기독교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어느 종교도 신이 완전하게 (진짜)인간이 된 경우는 없다.
이런저런 교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신이 내가 결코 닿을 수 없는 저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기만 하고 있었다면 신을 신뢰하지 않았을 게다. 물론, 전지전능한 것이 신의 당연한 속성이니까 내가 느끼고 겪는 어려움이나 고민정도는 다 알수 있었겠지만 신이 자신이 만든 인간의 위치에 서서 생을 살아보면서 직접 느껴봤을, 그 경험에 어떻게 비하겠는가 싶다.
이 구성(?)을 소설로 친다면, 난 여태까지 이렇게 대단한 상상력을 본 적이 없다. 신이 완전한 인간이 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