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온갖 장밋빛 전망이 넘쳐나지만 그 가운데 압권은 역시 경제성장률 전망과 일자리 창출 공약이다.
권영길 | 문국현 | 이명박 | 이인제 | 정동영 | |
경제성장률 목표 | 언급없음 | 8% | 7% | 7% | 6% |
일자리 창출 목표 | 1천만개 | 500만개 | 300만개 | 300만개 | 250만개 |
성장동력 | 지역공동체 혁신 클러스터 |
북미수교 환동해 경제협력 |
기업투자 활성화 생산성 혁신 |
지역경제 활성화 경제대특구 |
중소기업 육성 대북 협력 |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7% 성장률을 목표로 내걸었다. “일관된 시장 중심의 정책으로 기업의 투자가 늘고 생산성이 올라가면 4% 수준인 지금보다 3%의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해마다 7%씩 성장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대 강국에 들겠다는 이른바 7·4·7 구상이 핵심이다. 이 후보는 연간 60만개, 5년 동안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목표는 6%다. 이 후보가 다분히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정 후보는 이른바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한다. “북한과 협력을 강화하고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이른바 평화경제론이 핵심이다. 정 후보는 이 후보의 ‘신발전체제론’을 ‘정글자본주의’로 평가절하하면서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정 후보는 특히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연간 50만개, 5년 동안 2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이인제 민주당 후보도 7% 목표를 내걸고 있다.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누고 법인세 지방 이전 등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실시,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충청 지역 공략을 위해 충북 청주와 대전 대덕, 충남 공주를 잇는 2억평 규모의 신경제대특구를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실업과의 전쟁을 통해 연간 60만개, 5년 동안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성장률 목표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수치를 제시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제 성장률이 3%든 4%든 성장을 나누는 구조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일자리 역시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하다는데 방점을 찍는다. 고용 안정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을 골자로 하는 국가 고용책임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8% 성장에 연간 100만개의 일자리 창출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존의 추세성장 5%에 과잉노동 해소와 평생학습체제 구축 등 중소기업 재창조를 통한 추가성장 2%, 남북경제 공동체 구성과 북미 수교 등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추가성장 1%를 더해 8% 이상 성장이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남북과 미국, 일본, 러시아가 참여하는 환동해 경제협력도 문 후보 경제공약의 핵심이다.
분배에 대한 입장도 첨예하게 엇갈린다. 이명박 후보는 “성장이 더 나은 분배와 복지의 기반을 만든다”며 성장에 비중을 두고 있는 반면 정동영 후보는 분배에 우선순위를 둔다. 이 후보가 대기업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라면 정 후보와 문국현 후보는 중소기업을 통한 혁신, 이인제 후보는 지역경제 활성화에서 비전을 찾는다. 세 후보가 성장과 분배에 모두 발을 걸쳐 놓았다면 권영길 후보는 철저하게 분배를 강조하는 쪽이다.
짚고 넘어갈 부분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4% 중반 수준이라는 사실이다. 잠재성장률이란 한 나라의 자본과 노동력을 최대한 동원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달성 가능한 경제성장률을 말한다. 7%면 1970년대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시절의 성장률이다. 전문가들은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분배 구조를 왜곡하지 않으면서 7~8% 성장을 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여전히 성장 이데올로기를 못 벗어난 이명박 후보의 7·4·7 구상은 말할 것도 없고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없는 정동영 후보의 평화경제론이나, 문국현 후보의 환동해 경제협력 프로젝트 역시 허황되기는 마찬가지다. 권영길 후보가 지적한 것처럼 8%나 7%나 적절히 분배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분배를 통해 새로운 역동성을 끌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약탈을 가속화한다면 그런 성장은 당신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블로거들 모임에서 권영길 후보를 만났을 때 나는 “당신이 망해가는 기업의 사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직원을 잘라 회사를 유지하겠가 아니면 중국으로 옮겨가겠가 그것도 아니면 돈 안 되는 회사, 설비라도 내다 팔아 본전을 챙기겠는가. 그때 권 후보는 지역공동체니 혁신클러스터니 하는 이야기를 꺼냈다. 지역공동체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아마도 준비가 안 된 게 아니었을까 싶다. 나는 민주노동당이 보수 정당의 성장 이데올로기와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민주노동당이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이젠 저기에 이회창후보도 집어넣어야 할 듯 하네요.^^; 7%나 8% 같은 숫자는 사실 큰 차이가 있겠냐 싶을 정도로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다들 비슷비슷하구나 하는 생각만 들고요. 유권자들은 어떻게 저런 정책을 이해하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