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지난해 중국 여행을 하던 중 티베트 여행 안내서에서 읽은 부분이다. 중국에 대해 쓸 글이 있는데 아무래도 인용이 필요할 것 같아서. 내용이 길어 간단히 요약해 정리한다. (아, 칭짱철도 타고 해발 3700미터 라싸에 가고 싶다. 세계의 지붕, 라싸의 포탈라궁에도 가보고, 원난성의 석림에도 올라가 보고, 하늘처럼 푸른 빛이 난다는 얼하이 호수에 발도 담가보고. 시솽반나의 여관에서 일주일쯤 묵으면서 노트북이나 두들기다 오면 어떨까.)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라마는 죽은 뒤 환생해서 다시 태어난다고 한다. 지금 살아있는 14대 달라이라마, 텐진 갸쵸 역시 13대 툽텐 갸쵸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텐진 갸쵸를 찾기까지의 과정도 흥미롭다. 티베트 정부가 신성한 호수 라모라초에 가서 기도를 드렸더니 ‘아’, ‘카’, ‘마’라는 세 개의 글자와 어느 집의 환영을 보여줬다고 한다. 티베트 승려들은 이 단서를 들고 티베트 전역을 돌아다녔다. 이들은 13대 달라이라마가 쓰던 물건을 하나씩 들고 갔는데 만약 새로운 달라이라마로 보이는 아이가 나타나면 시험을 해보기 위해서였다.
승려들이 텐진 갸쵸를 처음 만났을 때 이 꼬마는 목걸이를 보더니 대뜸 “내 것을 돌려달라”고 말했다. 이 아이는 찾아온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그 뒤 여러 승려들이 찾아와 13대 달라이라마의 물건을 다른 물건들과 섞어놓고 고르게 했는데 모두 정확하게 맞췄다. 신탁이 말했던 세 글자와 그 집의 환영도 일치했다.
달라이는 큰 바다라는 뜻이고 라마는 스승을 말한다. 달라이라마라고 하면 바다처럼 큰 깨달음을 얻은 스승이라는 의미다. 1대 달라이라마는 1391년~1474년까지 살았던 걀와 겐둔 둡이다.
티베트은 1951년 중국에 자치권을 빼앗긴다. 중국은 티베트 사람들을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키고 승려들을 강제로 결혼시키는 등 티베트민족 말살정책을 펼친다. 길거리에서 비구와 비구니의 성관계를 강요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죽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어린 달라이라마는 한때 8만명의 신도들과 함께 인도로 도망가기도 했고 1959년에는 히말라야 기슭에 망명정부를 세웠다가 120만명이 학살당하기도 했다.
120만명이라니 믿기는가.
아직까지도 중국 정부는 티베트 여성들에게 강제로 불임 주사를 놓거나 달라이라마의 직계인 판첸라마를 납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납치될 무렵 판첸라마는 6세였다. 티베트에서는 달라이라마의 존재를 언급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외국인과 접촉 역시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