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독자 노리는 뉴욕타임스의 야망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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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가 페이월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2011년 3월 미터드 페이월을 처음 도입하면서 무료 기사를 20건으로 묶었죠. 2012년 4월, 20건으로 줄였고 2017년 12월, 5건까지 줄였다가 2019년 7월부터 2건으로 줄였습니다.

단순히 무료 기사를 줄인 게 아니라 로그인을 하면 무료 기사가 더 늘어나게 되는 방식이죠. 돈을 내지 않을 거면 로그인이라도 하라는 전략입니다. 비구독 로그인 독자(registered logged-on non-subscribers)를 늘리는 게 목표라고.

로그인을 하면 몇 건이 늘어나는지는 마크 톰슨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계속 최적화를 하는 중(Still optimizing)이고 복잡한 알고리즘(somewhat more nuanced way)을 따른다는 것이죠.

뉴욕타임스니까 가능했겠지만 미터드 페이월이 안착하기까지의 지난 8년여의 실험은 여러 언론사들의 벤치마크 모델이 될 것 같습니다.

2011년 1월 기준으로 월 순 방문자가 4846만 명이었습니다. 20건 제한을 두니 4794만 명으로 1% 정도 줄었습니다. 월 20건을 안 읽는 뜨내기 독자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이야기죠.

미터드 페이월에 부딪힌, 그러니까 20건의 기사를 다 읽는 독자들 가운데 20% 정도가 유료 가입을 한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회장ㅇ은 2025년까지 1000만 명의 유료 독자를 만들겠다고 했죠. 니만랩 인터뷰에 따르면 3분기 기준으로 490만 명에 이릅니다. 목표의 거의 절반인데다 종이신문이 가장 잘 나갔던 시절의 3배 규모입니다. 종이가 죽지 않았다는 것도 포인트. 410만 명이 교차 구독을 하고 있습니다.

크로스워드와 쿠킹도 87만 명이나 됩니다. 크로스워드는 월 6.95달러, 연간 39.95달러. 쿠킹은 4주에 5달러, 연간 40달러.

미국 밖의 구독자들도 50만 명이나 되고요. 2025년까지 해외 독자를 200만 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매출의 70%가 구독, 30%가 광고. 이미 2012년부터 역전돼서 계속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3분기 실적을 보면 광고 매출은 7% 줄었는데 전체 매출은 2.7% 늘었습니다. 파이가 커지고 있는 것이죠.

니만랩에 실린 마크 톰슨의 인터뷰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포인트를 정리해 봤습니다.

= 뉴욕타임스는 1950년까지만 해도 뉴욕에서 5위였다.
= 마크 톰슨은 최근에서야 탐사 보도로 명성을 얻었다고 평가한다. 펜타곤 페이퍼 보도도 있었지만 원래 잘 하던 영역이 아니었다고. 편집국장 딘 바켓의 공로가 크다고 평가.
= accountability journalism which would be a mixture of beat journalism and investigative journalism.
= 마크 톰슨도 걱정하는 건 유료 구독자들도 로그인을 하게 된다는 것. 유료 구독자들도 여러 디바이스에서 읽는 경우가 많은데, 로그인을 하라는 압박을 훨씬 더 많이 받게 될 것이고 사실 그게 뉴욕타임스가 의도하는 바다. 10년 구독자들도 익명의 사용자가 되는 걸 막겠다는 것. 대신 로그인을 하면 더 제대로 추적하고 좀 더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 깔린 것.
= 프리미엄 콘텐츠, 그러니까 회원 등급을 차등화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 파이낸셜타임스는 ‘StandardDigital’는 연간 335달러, PremiumDigital은 연간 585달러인데, 뉴욕타임스로도 다 볼 수 있는 기사라고 조롱하기도. 실제로 프리미엄의 가치를 인식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
= 뉴욕타임스는 월 15달러인데, 장기 구독자가 호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새로 가입하면 “1년 동안 주 1달러”의 프로모션을 남발하고 있으니까. 해지하겠다고 하면 깎아주기도 하고.)
= 마크 톰슨도 뉴욕타임스에 오기 전에 15달러에 구독했는데 아직도 15달러. 8년 동안 수백 명의 기자를 더 고용했는데 가격을 올리지 않았고. 가격을 올리더라도 반발이 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
= 로그인을 하면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유료로 전환(more consumption and more conversion)한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
= 방문자의 3% 정도가 유료로 전환한다는 게 그동안의 관측이었는데, 마크 톰슨은 이 천장을 넘어설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올해 1년 동안만 100만 명의 신규 구독이 가능할 거라고. We’ve seen a lot of buoyancy. Accelerating.
= 디지털 독자의 20%가 등록된(registered) 독자인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건 비공개라고.
= 종이신문을 구독하는 독자 가운데 등록하고 로그인하는 독자의 비율이 80% 이상.

핵심은 등록(registered)과 구독(subscription)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등록은 ID를 만들었다는 의미고, 구독은 돈을 낸다는 의미죠. 뉴욕타임스는 일단 등록으로 유도하고 로그인을 하게 만들고 구독으로 전환을 유인하는 전략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강력한 콘텐츠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지만 뉴스 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독자의 습관을 바꾸는 장기적인 실험과 끊임없는 개선의 결과라고 할 수 있겠죠.

“I love The New York Times. I think it’s one of the best journals in the world.”

(한국일보의 기사도 읽어보세요.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6131363084815)

마크 톰슨은 “투자를 하면서 이윤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돈을 더 벌 수도 있지만 제품에 투자하는 게 더 큰 성장을 위한 전략이 된다는 이야기죠. 최근 3~4년 사이에 400명 정도 기자를 더 뽑았고요. 편집국만 1700명이나 됩니다. 뉴스룸과 저널리즘, 프로덕트와 테크 팀, 세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고요. 브랜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with all the digital efficiency, a great economy of scale)를 둘 다 확보하는 모델로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500만 명의 가입자를 만들기 위해 X만큼 비용을 썼다면 1000만 명까지 독자를 늘리기 위해 2X만큼 돈을 쓸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선거가 있는 내년에는 더 큰 기회가 있을 거고요.

뉴욕타임스니까 가능한 일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한국 언론도 장기적으로 뉴스 유료화 전략을 대안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카카오가 뉴스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그래도 시도해 볼만한 건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뉴스타파 같은 후원 모델은 오히려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거고요. 모든 언론을 싸잡아 기레기로 매도하면 어떤 변화도 만들 수 없습니다. 뉴스가 제품이고 독자가 소비자라는 인식의 전환, 불가피한 타협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과감하게 끊고 콘텐츠에 집중 투자하면서 충성 독자들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할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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