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자전거 타기다. 술을 잔뜩 마신 뒤면 늘 그렇지만, 정신은 말짱한데 이상하게 자전거가 중심이 안 잡힌다. 그러다가 꽈당 넘어졌는데 자전거가 말을 안 듣더라. 희욱이 형 패거리들과 술을 먹고 오던 참이었다.

나중에 보니까 드레일러 행어라는 놈이 부러졌는데 이게 신기한게 전자제품으로 치면 퓨즈 같은 거라 드레일러에 큰 충격을 받기 전에 똑 하고 부러지는 역할을 하는 부품. 막 굴리는 자전거에는 이게 그냥 일체형으로 돼 있는데 비싼 자전거에는 이게 따로 돼 있다고 한다. 나름대로 소모품인 셈인데 자전거 수리점에 갔더니 제조회사에서 부품을 구해오라고 한다. 그래서 제조회사 본사에 전화했더니 게시판에 글을 남기라고. 게시판에 글을 남겼더니 연식하고 모델 이름 만으로는 알 수 없으니 부러진 부품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한다.

답답한 일이다. 이 회사 자전거를 산 사람들은 필요한 부품이 있을 때마다 이 짓을 해야 하나 보다. 그나저나 술 먹고 자전거를 탄 건 내 잘못이고 하는 수 없이 시키는대로 다시 자전거 수리점까지 가서 사진을 찍어서 보냈다. 자출사 카페에 가면 이 드레일러 행어 구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오죽하면 그냥 깎아서 쓰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다행히 이번에 여분을 하나 더 구해두긴 했는데 혹시라도 자전거 타시는 분들 기회 있으면 하나 정도 여분으로 보관해두시도록. 이 조그만 쇠붙이 하나 때문에 멀쩡한 자전거를 못 쓰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

(음주 운전 절대 안 됩니다. 자전거도 물론 마찬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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