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입석대와 서석대는 1990년에야 개방됐다. 정상인 1187미터의 천왕봉은 여전히 군사시설 때문에 일반인은 출입금지 구역이다. 등산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무등산은 특별한 매력이 있다. 1천미터가 넘는 높은 산인데도 두어시간이면 오를 수 있고 그리 힘들지도 않다. 용암이 굳어서 육각기둥 모양으로 솟아오른 입석대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을 이룬다.


누가 일부러 만들어 놓은 거 아닐까 싶은 입석대와 서석대도 감탄을 자아내지만 서석대를 넘어 중봉에 이르는 완만한 구릉은 가을이면 광활한 억새밭이 된다. 지리산과 비교하자면 군림하지 않고 넉넉하게 보듬는 느낌이랄까. 시야가 툭 트여서 산 너머 산, 저 멀리 남해 바다까지 보일 것 같다. 증심사에서 출발해서 새인봉과 입석대, 서석대를 거쳐 중봉을 넘어 늦재를 지나 산장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12km 남짓, 넉넉히 대여섯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카메라를 두고 가서 GPS 트랙만 올립니다. 날씨도 좋았는데 아쉽습니다. 다음에 가게 되면 비경이라는 신선대 코스에 도전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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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1. 아… 사진보려고 왔는데 사진이 없네요. ㅎㅎㅎ
    고등학교 때 어머니께 끌려서 주말마다 서석대 입석대 울면서 따라 다니던 생각이 나네요.
    그때 코끼리표 보온도시락에 싸 가서 먹었던 된장국에 보리밥이 그렇게 맛있었는데요. 이정환님께서 무등산을 좋아하신다니 괜히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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