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시장이 사상 최악의 위기국면에 접어들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5일 메릴린치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BOA에 목을 매고 있던 리먼브러더스는 현지 시간으로 15일 자정 파산 신청을 냈다. 미국 주요 언론은 3위와 4위 규모의 투자은행의 몰락을 앞두고 월스트리트가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전했다.
BOA는 메릴린치의 440억달러 상당의 보통주와 60억달러에 달하는 옵션 등을 인수할 계획이다. 주당 인수가격은 29달러 수준인데 12일 종가 17.05달러 대비 70% 이상 비싼 가격이다. 물론 지난해 1월 97.53달러와 비교하면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헐값이지만 서브프라임 사태 관련 드러나지 않은 부실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추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BOA는 리먼브러더스도 동시에 검토했으나 미국 정부가 보증을 거부하면서 최종 결렬됐다. 한편 모건스탠리도 메릴린치 인수 대상자로 검토됐으나 막판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정부는 리먼브러더스를 포기하더라도 메릴린치는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리먼브러더스가 최종 파산 절차를 밟게 될 경우 그 파장은 엄청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FRB가 리먼브러더스의 자산을 보증하면서 인수 대상자를 계속 물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고 정부의 개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미국 정부는 일단 추가 지원은 없다는 입장이다. 당장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관련 부실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와 함께, 미국 최대 규모 보험회사인 AIG도 브리지론 방식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400억달러 규모의 대출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유동성 위기가 월스트리트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신용평가업체인 스탠더드앤푸어스는 최근 AIG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대형 은행들의 실패를 모두 구제할 만한 돈이 없다”면서 “결국 개별 은행들이 알아서 돈을 조달해야하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생존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루비니 교수는 “1, 2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번 사태가 1987년 블랙먼데이와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사태 때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도 ABC와 인터뷰에서 “지금의 금융위기는 100년 만에 한번 올 수 있는 것”이라며 “위기가 해결되기 전까지 더 많은 대형 은행들이 문을 닫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월스트리트는 추가 부실을 막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FRB는 긴급 대출 프로그램의 담보허용범위를 늘려주기로 하는 등 사태 수습에 골몰하고 있다. BOA와 메릴린치,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10개 은행이 컨소시엄을 이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700억달러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자산보호조치에 착수했다.
주목할 부분은 미국 금융시장의 혼란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이다. 당장 한국투자공사가 20억달러를 메릴린치에 투자한 상태인데다 산업은행은 리먼브러더스 인수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향후 BOA의 구체적인 인수조건에 따라 대규모 감자가 이뤄질 경우 한국투자공사도 큰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주식시장 역시 공포심리에 휩싸인 투자자들의 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추석연휴인 15일 휴장을 했지만 대만 주식시장은 4% 이상 폭락했고 싱가포르나 호주, 태국, 뉴질랜드 등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금은 화재 경보가 발령됐고 사람들이 사방으로 뛰쳐나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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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국내 메릴린치·리먼 투자 최소 14억달러.
미국 4위 규모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이 임박한 가운데 국내 금융회사들이 이 회사에 7억2천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5일 밝힌 바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들은 주식 파생결합상품에 3억9천만달러를 비롯해 유가증권에 2억9천만달러, 대출 2800만달러 등을 이 회사에 투자하고 있어 그 손실 규모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금융시장의 현황을 볼 때 이같은 외부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투자금액이 모두 손실 처리되더라도 국내 은행 지난해 당기순이익 134억달러 대비 3% 수준으로 큰 문제는 안 될 것으로 본다”면서 “개별회사 차원에서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뱅크오브어메리카(BOA)에 인수합병되기로 했다고 밝힌 미국 3위 규모 투자은행, 메릴린치에도 국내 금융회사들은 7억2천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 투자금액이 공교롭게도 정확히 같다. 다만 금융위 관계자는 “합병주체인 BOA가 채무를 승계함으로써 피해가능성이 최소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400억달러의 대출을 신청한 미국 최대 규모 보험회사 AIG와 관련한 국내 금융회사들의 투자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AIG의 경우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만 언급됐을 뿐 구체적인 조치가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아직 대응방안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미국 AIG의 영업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국내 보험 계약자 보호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리만사태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국내 금융회사들 유동성 관련지표는 감독당국의 지도비율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평가됐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16일 시장 개장 전에 리만브라더스 서울지점에 검사인력을 파견해 재산상태를 실사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융회사별 밀착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국제금융시장 상황이 추가로 악화될 경우 외환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적기에 외화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녕하세요 우연찮게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이 사이트를 발견한 25살 휴학생입니다. 이정환님의 글을 읽어보니 저랑 비슷한 정치적, 경제적 생각을 가지신거 같네요. 물론 저보다 훨씬 유능하시고 글도 잘쓰시는 것 같고요. 많이 배워가겠습니다. 좋은 글 잘 부탁드리고요. 자주 놀러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