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건설사들 부채비율이 무려 429%에 이른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동산 관련 부실이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정부와 주요 언론의 반박을 180도 뒤집는 주장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인 윤영환 연구원에 따르면 신용등급 BBB- 이상 41개사의 부채비율이 189%인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우발 채무를 감안할 경우 42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정부채비율이 1천%를 넘어서는 건설사도 7개나 됐다.


윤 연구원은 “미분양이 급증하고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현금흐름은 이미 지난해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주장했다. 극적으로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부채비율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윤 연구원은 “특히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60% 이상이 분양 전 물량이고 이미 분양된 사업장도 절반 정도가 분양률이 50%를 밑돈다”고 지적했다. 정상적인 회수가 가능한 사업장이 20%도 채 안 된다는 이야기다.

윤 연구원에 따르면 2006년까지는 위험이 높은 분양 전 브릿지론을 대부분 저축은행이 도맡았는데 주택 담보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은행들이 브릿지론을 취급하기 시작했고 이자율이 낮아지면서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은 연체율이 1% 미만이지만 윤 연구원은 브릿지론의 경우 해마다 20% 이상 추가 대출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연체율이 이미 14% 수준으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윤 연구원은 “정부와 민간 연구소 등이 주장하는 것처럼 중소형 저축은행에 한정된 문제라면 파장이 크지 않겠지만 우량 저축은행도 부동산 의존도가 높은 반면 자산의 질이 낮아 부실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은행들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상당히 낮아진 상황에서 건설 부문 구조조정에 따른 손실과 충당금 확대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윤 연구원은 “2004년 신용카드 대란을 떠올려 보면 불완전한 부실 정리는 위기의 재연을 부른다”면서 “확실하게 부실을 들어내는 것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 번째 단계”라고 강조했다. 윤 연구원은 “건설사 디레버리징(구조조정)의 가이드라인으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포함해 수정부채비율 300% 정도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을 맞추지 못할 경우 과감한 퇴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윤 연구원은 “이번 기회에 은행들은 부동산 관련 여신 비중을 2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상은 경위가 어떻든 결국 거품이 된다”는 이야기다. 윤 연구원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수요 확대와 유동성 공급은 경기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과잉 레버리지까지 해결할 수는 없다”면서 “과잉 레버리지를 해결하지 못하면 경기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단기적인 성과에 그칠 뿐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윤영환은 내가 가장 신뢰하는 크레딧 애널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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