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에 미디어오늘에 썼던 기사입니다. 연합뉴스는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하고요. 별 1개를 줬던 지디넷코리아 황치규 기자에게 강력한 항의를 받았습니다. 그래도 뭐 틀린 말은 아니라고 인정하던데요. 내일은 아이폰 앱 개발자들을 만나러 갑니다. 개발 비용이 생각보다 꽤나 많이 들던데요. 단순히 뉴스 서비스를 넘어 좀 더 많은 시도를 해보려고 합니다.)

국내에서 아이폰 앱을 출시한 언론사는 머니투데이와 매일경제, 서울경제, 서울신문, 아시아경제, 연합뉴스, 중앙일보, 전자신문, 주간한국, 지디넷코리아, 한국일보, MBC와 KBS 등 13개 언론사다. 아직까지는 모바일에 특화된 별도의 기사를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온라인 기사 목록을 모바일로 옮겨오는 수준이지만 언론사마다 전략은 조금씩 다르다. 당장 큰 수익은 되지 않지만 초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아이폰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는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과 전종홍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 이성규 태터앤미디어 팀장, 정지훈 우리들병원 생명과학기술연구소 소장, 이희욱 블로터닷넷 기자, 블로거 도아 등 모바일 전문가들과 함께 13개 언론사 앱의 장단점을 비교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콘텐츠는 연합뉴스, 속도는 머니투데이, 편의성은 한국일보가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머니투데이 ★★★

머니투데이는 로딩 시간이 짧다는 게 특징이지만 별다른 차별화 포인트가 없다. 인터페이스가 간단 명확하고 기사 상단에 폰트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달려 있어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전체적으로 성의가 없어 보인다. 기사 하단에 큼지막한 ‘다음 기사 보기’ 버튼이 있어 기사를 넘겨보기 편하게 돼 있는데 이 경우 기사의 경중이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기사를 다 읽어야 한다. 읽지 않고 건너뛰고 싶을 때 기사 하단까지 스크롤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귀찮다는 평가도 있었다.

매일경제 ★★

매일경제는 비교적 일찍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유일하게 배너광고도 달려있다. 기사 목록 왼쪽에 썸네일 사진 공간이 배치돼 있는데 대부분 빈 공간으로 남겨져 있어 지저분한 느낌을 준다. 카테고리가 상단과 하단에 중복돼 있어 거추장스럽기도 하다. 북마크 저장과 메일로 보내기 기능이 돋보인다. 설정 메뉴에서 업데이트 기사 개수와 보관 기간을 지정할 수 있고 읽은 뉴스를 목록에 뜨지 않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전체 기사 업데이트 버튼도 유용하다. 와이파이 모드에서 기사를 한꺼번에 내려받아 두면 데이터 요금을 줄일 수 있다.

서울경제 주간한국 한국일보 ★★★

서울경제와 주간한국, 한국일보는 모두 오프라인 신문 지면을 통째로 이미지 파일 형태로 제공한다. 온라인의 PDF 서비스를 모바일로 옮겨 온 셈인데 파일 용량이 크기 때문에 로딩 속도가 매우 느리다. 3G 모드에서라면 데이터 요금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종이 신문을 넘겨보는 것처럼 기사의 경중과 큰 흐름을 살펴보기에는 좋지만 화면이 좁기 때문에 기사 하나를 제대로 담기에도 부족하다. 계속해서 화면을 스크롤하거나 확대 축소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서울신문 ★★

매일경제와 같은 개발사가 만들어서 인터페이스가 완벽하게 같다. 그만큼 아무런 차별화 포인트가 없다. 상단에 배너광고 대신 서울신문 로고가 걸려 있는 게 눈길을 끈다. 기사 하단에 정치, 사회, 경제, 국제 카테고리가 있다. 주요 기사가 따로 정렬돼 있지 않아 처음 실행시키면 정치 카테고리가 뜬다는 것도 어색하다. 시간 순으로 늘어놓았을 뿐 기사 경중이 구분돼 있지 않아 어떤 기사가 톱 기사인지도 알 수가 없다. 전체적으로 밋밋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이다.

아시아경제 ★★

아시아경제는 아이콘 형태의 시원시원한 인터페이스가 특징이다. 주요 기사를 첫 화면으로 배치한 다른 언론사들과 차별화되지만 터치를 한번 더 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번거롭다는 지적도 있다. 매일경제처럼 기사 목록 페이지에서 불필요한 썸네일 공간이 거슬린다. 이전 기사와 다음 기사 버튼이 기사 하단에 달려 있어 많은 기사를 넘겨보면서 스크린하기에 편리하다. 한꺼번에 카테고리 전체를 내려받는 방식이라 속도도 빠른 편이다. 자동 업데이트도 가능한데 업데이트 주기를 1분에서 최대 1시간까지 설정할 수 있다.

연합뉴스 ★★★

연합뉴스는 인터페이스는 열악하지만 속보 뉴스를 보기에 가장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3일 이내로 제한돼 있긴 하지만 기사 검색이 제공되는 것도 차별화된 특징이다. 기사 업데이트를 한 뒤 앱을 빠져나갔다 다시 들어오면 업데이트 내용이 사라진다는 한계가 있다. 사용자가 직접 업데이트 주기를 설정할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접속할 때마다 기사를 다시 불러 들여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 텍스트 복사도 되지 않고 스크랩 기능만 있다. 별도의 사진 카테고리가 있는 것도 특징이다.

중앙일보 ★★

기사 복사를 막는 건 중앙일보도 마찬가지다. 저작권 때문이겠지만 기사 일부나 문장조차도 복사가 안 된다는 건 답답하다. 기사 링크를 메일로 보내는 기능이 있지만 유용하지는 않다. 전체적으로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한 인터페이스다. 카테고리를 단순화해서 헤드라인과 인기기사, 스포츠, 연예로 한정한 것도 주목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일반적인 카테고리는 ‘More’ 버튼을 눌러야 들어갈 수 있다. 조인스 블로그를 포함시킨 것도 특징이다. 로딩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여러 블로그의 최신 글을 쉽게 훑어볼 수 있다.

지디넷코리아 ★

0.99달러의 유료 앱인데 역시 웹과 콘텐츠에 큰 차이는 없다. 아이콘 방식의 인터페이스가 독특하긴 하지만 카테고리를 늘어놓은 것일 뿐이라 성의 없다는 인상을 준다. 주요 기사가 따로 정렬돼 있지 않아 기사 경중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도 아쉽다. 기사 하단에 메일 보내기 버튼이 달려 있는데 이 버튼을 누르면 앱이 종료돼 버린다. 메일을 보내고 나서 다시 앱을 실행시켜야 하는데 상당히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텅 빈 썸네일 공간도 지저분해 보인다.

전자신문 ★★

전자신문은 지디넷코리아와 함께 유료다. 0.99달러를 내야 하는데 큰 비용은 아니지만 굳이 구매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모두 웹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기사인데다 특별히 더 편리한 것도 아니다. 다른 언론사 앱과 비교해도 차별화 포인트가 없다. 개발사가 매일경제와 같기 때문에 인터페이스가 거의 비슷한데 트위터로 내보내기 기능이 추가돼 있다는 게 특징이다. 화면 상단을 터치하면 이전 기사, 하단을 터치하면 다음 기사로 넘어가기 때문에 편리하다.

MBC라디오 ★

아이폰으로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는 매력은 있지만 인터페이스에 아쉬움이 많다. 표준FM과 FM4U 두 채널이 제공되는데 채널선택 기능 말고는 아무 것도 없다. 심지어 방송 시간표조차도 볼 수 없다. 지금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 제목과 연출, 작가 이름 정도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포드캐스트도 없고 다시 듣기도 안 되고 녹음도 안 된다. 웹에서처럼 선정 곡명 정도는 제공돼도 좋을 텐데 전체적으로 급조한 느낌이 강하다. 와이파이에서라면 부담이 없겠지만 3G에서라면 상당한 데이터 요금을 감수해야 한다.

KBS월드 ★★★

KBS의 국제 위성방송 채널인 KBS월드에서 만든 앱인데 11개 언어가 지원된다는 게 특징이다. 시간대에 따라 다른 언어로 진행되는 KBS월드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고 KBS 주요 뉴스도 11개 언어로 번역돼 제공된다. 국내 보다는 해외를 대상으로 한 앱이라 한국의 종교와 언어, 역사, 여행 정보도 담겨 있다. 외국어로 변경하면 포드캐스트 파일도 내려받을 수 있다. 내려받은 파일은 아이팟을 실행시켜 나중에 다시 들을 수도 있다. 어학용으로 활용해도 좋을 듯.

“모바일에 맞는 콘텐츠 차별화 절실.”

매일경제와 서울신문, 전자신문 등의 아이폰 앱을 개발한 드림위즈 이찬진 사장은 “기술적으로 안 되는 건 없다”고 말한다. “언론사들이 모바일에 맞게 얼마나 콘텐츠를 잘 가공하느냐에 달렸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사장에 따르면 대부분 언론사들이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고 그래서 기사 목록을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장은 “앱은 그릇일 뿐”이라면서 “여기에 담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기사를 트위터에 올리는 기능은 전자신문 밖에 없지만 웹에서나 모바일에서나 기술적으로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해외 언론사들은 기사 댓글과 트위터를 연동시키거나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연계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이폰 출시가 2년 반 이상 늦었을 뿐만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도 이제 막 태동하는 단계라 언론사들 역시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분위기다.

이 사장은 “모바일이 뜬다고 하니까 하기는 해야겠고 다들 관심은 많지만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당장 돈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인 고민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앱을 만들고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어떻게 구성하고 유통할 것인지는 결국 개발자들이 아니라 편집자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확인해 그 지역 뉴스를 띄워주거나 특화된 광고를 내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데이터 비용을 절감하려면 와이파이 모드일 때 기사를 통째로 내려받는 기능도 필요하다. 트위터와 연동해 기사와 관련한 논쟁을 붙일 수도 있다. 한국일보 등이 모바일 PDF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이 사장은 “PDF도 하는 것과 PDF만 하는 것은 다르다”고 지적한다. 매일경제 등은 PDF 서비스를 부가적으로 유료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사·경제 주간지나 월간지들도 유료화에 적합한 콘텐츠다. 이미 동아일보가 동아비즈니스리뷰의 과거 기사들을 묶어 2.99달러에 서비스하고 있다. 주간지들은 발매 1주일 뒤 온라인에 기사를 무료로 공개하고 있는데 이번 주 기사를 모바일에서 유료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중요한 기사가 뜰 때마다 알려주는 노티피케이션 서비스도 소액으로 유료화할 수 있다. 모바일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는 것도 기회요인이다.

이성규 태터앤미디어 팀장은 “연합뉴스와 머니투데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언론사들이 업데이트 주기가 너무 늦다”고 지적한다. 오프라인 신문사들이 아직도 오후 4시 마감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 팀장은 “모바일에 맞는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팀장은 “무엇보다도 아쉬운 건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 열렸는데 이를 잘 활용하는 언론사가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매일경제의 경우 모바일에서도 뉴스 캐스트 편집과 똑같은 구성을 그대로 가져가는데 사실 모바일로 뉴스를 보는 사람들의 관심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간밤의 미국 주식시장 상황을 확인한다거나 오늘의 추천종목 등을 보고 싶은데 여전히 대부분의 신문사 편집국이 다음날 종이신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리얼타임 뉴스에 대한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전종홍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은 “언론사들도 쓰리 스크린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쓰리 스크린이란 TV 또는 신문과 인터넷, 모바일 등 3개의 화면을 말한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의 콘텐츠를 어떻게 다른 플랫폼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전 연구원은 “누가 얼마나 모바일 환경에 빨리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언론시장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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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1. 국내 뉴스앱을 잘 정리해주셨네요.
    그러나, 뉴스보기가 거의 불가능할 지경인 서울경제, 주간한국, 한국일보의 편의성을 높게 평가하신 점은 의아합니다.
    마치 웹진 서비스를 보는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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