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민주노총이 지하철 청소용역 등 저임금 노동자 14명의 가계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들은 한 달에 평균 129만원을 벌어 163만원을 지출, 34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달마다 20만원 가량을 차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은 이른바 ‘워킹 푸어’의 근본적인 원인이 “고용을 늘린답시고 싸구려 일자리를 대량 창출한 지난 13년의 고용정책이 주범”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가계 지출의 대부분을 의식주에 소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식주+의료비가 전체 지출의 68.4%에 이르고 주거비도 일반 가구의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먹고 살기에도 힘드니 문화생활은 할 엄두를 못 내는 것은 당연하다. 전체 지출에서 문화생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일반 가구는 3.7%인 반면 이들 저임금 가구는 0.8% 밖에 안 됐다. 교통비 역시 일반 가구는 11%, 저임금 가구는 4%에 그쳤다.

이들은 신문 구독과 종교행사 참석 이외의 문화생활이 거의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지출 가운데 부채상환이 차지하는 비중이 12.5%나 됐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빚 때문에 소득이 더욱 줄어들고 다시 빚을 내야 하는 구조다. 이번 조사 대상은 지하철과 대학교 청소용역, 장애인 활동 보조 14명이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2개월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집계했으며 지역별로 생활비 수준에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은 “29세 미만 미혼 노동자를 기준으로 산정된 현행 최저임금 생계비의 기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워킹 푸어 문제를 방치할 경우 사회적 단절에 따른 2차 피해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의 11.6%가 워킹 푸어로 집계됐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이 연구원은 2008년 3인 기준 최저생계비인 102만6603원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를 워킹푸어로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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