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에 리눅스를 깔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지만 굳이 필요를 못 느꼈다. 그러다가 리눅스를 깔면 녹음 기능을 쓸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솔깃해졌다. 아이팟 리눅스는 다음 주소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참고 : 아이팟 리눅스 프로젝트. (http://www.ipodlinux.org)

아이팟 리눅스를 깔면 녹음기 엑세서리를 사지 않아도 그냥 이어폰으로 녹음을 할 수 있다. 최고 96KHz의 음질로 녹음할 수 있고 WAV 파일로 저장된다. 이밖에도 오픈 소프트웨어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여러가지 응용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설치할 수 있다. 리눅스를 조금 안다면 직접 소스를 수정해 쓸 수도 있다. 마음만 먹으면 아이팟을 간단한 PDA로 개조하는 일도 가능하다.

설치방법은 간단하다. ‘아이팟 리눅스 프로젝트’에 가서 설치 프로그램을 내려받고 아이팟을 연결한 다음 프로그램이 시키는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기존의 아이팟 시스템과 음악 파일은 그대로 남아있다. 부팅 옵션에서 어떤 시스템으로 부팅할 것인가 선택할 수 있는데, 아이팟 시스템을 기본으로 하는게 좋다.

윈도우나 맥, 어디서도 설치할 수 있고 다만 최근에 나온 4세대 아이팟과 아이팟 미니는 안된다. 당연히 아이팟 셔플도 안된다. 3세대까지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설치하고 난 다음 아이팟을 켜면 익숙한 펭귄 로고를 볼 수 있다. 로고가 뜰 때 내버려 두면 아이팟 시스템으로 들어가고 되감기 버튼을 누르면 리눅스로 들어간다.

테트리스나 오셀로, 지뢰찾기를 비롯해 새로운 게임도 여러가지고 계산기 기능에 텍스트 파일 읽기와 그림 파일 보기도 기본으로 지원된다. OGG나 FLAC 파일을 재생하는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다. 아이팟의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게 넓어진다.

물론 아직은 안타까운 부분도 많다. 멀티 태스킹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음악 재생화면에서 빠져 나오면 음악을 들을 수 없다. 심지어 볼륨 조절만 해도 음악이 뚝뚝 끊긴다. 폰트나 메뉴 구성도 어딘가 어설프다. 무엇보다도 한글 지원이 안된다는 사실이 아쉽다. 한글 제목은 모두 깨져서 나온다.

맨 처음에 뜨는 펭귄 로고는 반갑긴 하지만 정교하지도 예쁘지도 않다. 녹음 기능도 기대 이하다. 이어폰 문제도 있겠지만 음질이 깨끗하지 않고 재생하다가 다운되는 경우도 많다. 메모지가 없거나 급하게 녹음기가 필요할 때는 요긴하게 쓸 수 있겠다.

아이팟에서 흑백이나마 사진을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매력적이다. 이 정도만 돼도 굳이 아이팟 포토가 부럽지 않다. BMP를 비롯해 JPG나 GIF 등 종류에 관계없이 불러올 수 있지만 화면에 가득 채우려면 크기를 160*128로 맞추는 게 좋다.

아이팟 리눅스로 음악을 듣는다기 보다는 두개의 시스템을 모두 설치해 놓고 필요에 따라 선택해서 부팅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불편함을 감수할만큼 아이팟 리눅스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삭제하는 것도 간단하다. 아이팟 시스템으로 부팅해서 컴퓨터에 연결하고 Sysinfo라는 파일에서 ‘buildID’ 값을 수정해주고 아이팟 시스템을 업데이트 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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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첫 부분만 읽고 😀 했다가… 4세대가 안된다는 말에 OTL 되었습니다. 오로지 유투 아이포드를 싸인 값 더 얹어준다는 심정으로 샀기 때문에 아쉬움이 덜하긴 하지만, ogg를 들을 수 있었는데..하는 생각이 여전히 듭니다. 애플이 사업상의 차원해결은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배터리 문제나 악세사리, 코덱지원 등 기타 민원관련 문제점을 슬슬 크게 키우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애플의 잡스도 HP를 생각해보고 좀 더 탄력있는 정책을 펼 때라고 생각해요. (얼마전 HP 스캐너를 새로 샀는데, 새로 산 스캐너의 스캐닝 프로그램이 이전 버전보다 더 낙후되었고, 몇 달이 지나고 업데이트 버전을 내놓지 않는 걸 보고 HP가 잘못나간다고 생각했습니다.) 민원관련 문제라는 것도 결국 일정 지점의 인내심을 넘으면 사업 자체에 해가 된다는 것을 기업가들도 잘 알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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