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버전스(divergence, 발산)는 일반역학의 핵심 개념 가운데 하나다. 학교를 띄엄띄엄 다녔던 나는 2학년 1학기가 다 끝나가도록 누가 이 단어를 발음하는 걸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물론 듣고도 몰랐을 수도 있다. 책을 아예 안본 건 아니었으나 나는 내내 다이버전스를 디버건스라고 읽고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언젠가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니, 다이버전스가 무엇이지?”
시뮬라크르도 비슷한 경우다. 언젠가 썼던 글을 보고 누가 지적해줬을 때 나는 비로소 내가 시뮬라크르를 시뮬라르크라고 잘못 읽어왔다는 걸 알게 됐다. 다행히 이런 실수를 나만 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리드미님도 그런 실수를 했다고 했다. 그도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시뮬라크르를 시뮬라르크로 알았다고 했다. “그때의 충격이란.”
오늘 책을 다시 뒤지다가 비로소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그동안의 실수가 이 때문이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시뮬라르크라고 잘못 발음하는 사람, 잘못 발음했던 사람이 적어도 세명이나 된다는 이야기다.
아래 사진은 이정우의 ‘사건의 철학’, 중간 목차 부분이다. 2003년판, 철학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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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뮬라크르를 시뮬라르크라고 잘못 읽어왔다는 걸 알게 됐다.’
‘시뮬라크르라고 잘못 발음하는 사람’
이 글을 읽고도 뭐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_-
저도 한때 충격을 경험했는데, 그 후로 인터넷을 보면 많은 문서에서 같은 현장을 목격할 수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