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파업 때문에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꼭 읽어보기 바란다. 현대자동차의 사례, 자료는 삼성증권 김학주 연구원의 보고서와 하버 리포트를 참고했다.
먼저 인건비 비교. 환율을 1달러에 950원, 0.8유로, 125위안, 115엔으로 가정했을 때, 현대자동차의 인건비는 한 시간에 20.7달러, 일본의 도요타는 37.0달러, 혼다는 37.3달러다. 미국의 GM과 포드는 38.0달러, 미국에서도 노조가 없는 현대자동차 앨러배마 공장이나 일본 업체들은 26.5달러다. 중국과 인도의 현대자동차 공장은 2.0달러, 동유럽 기아자동차 공장은 3.8달러다.
현대자동차의 인건비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교해서 결코 비싸지 않다. 그러나 진짜 재미있는 건 지금부터다. 노동자 1명이 자동차 1대를 만드는데 걸리는 평균 시간을 비교해 보자. 조립공수(manhour)라는 개념이다.
현대자동차는 44.2시간, 도요타는 18.9시간, 혼다는 21.6시간, GM은 33.2시간, 포드는 35.8시간, 도요타 미국 공장은 29.4시간, 혼다 미국 공장은 32.5시간, 닛산 미국 공장은 28.5시간, 중국 현대자동차 공장은 37.1시간, 동유럽 기아자동차 공장은 26.0시간, 인도 현대자동차 공장은 31.2시간이다.
인건비는 싼데 생산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도요타의 절반 수준도 안 된다.
결국 노동 생산성을 감안한 현대자동차의 인건비를 100으로 놓고 보면 도요타는 76, 혼다는 88, 미국의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들은 138, 노동조합이 없는 회사들은 85, 중국은 8, 동유럽은 11, 인도는 7 밖에 안 된다. 현대자동차의 위기는 자못 심각하다.
다시 정리하면 현대자동차의 인건비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여전히 싸다. 문제는 생산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노동 생산성을 감안한 인건비는 미국보다는 낮지만 일본보다는 높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지 않는 이상 인건비를 낮추거나 붙들어 매는 것만으로 미국이나 일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더 놀랍고 안타까운 것은 부품 업체들 인건비다.
현대자동차의 부품 업체들 인건비를 평균해서 100으로 놓고 보면 일본은 151, 미국의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들은 195, 노동조합이 없는 회사들은 136, 중국은 15, 동유럽은 29, 인도는 15다. 그만큼 현대자동차가 부품 업체들을 쥐어짜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현대자동차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 특히 부품 업체들 인건비에서 비롯했다. 그러나 생산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환율까지 떨어지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낮은 인건비만으로 버티는데 한계가 있다. 부품 업체들을 쥐어짜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구체적으로 통계를 뽑아봐야겠지만 아마 다들 제조업 기업들도 현대자동차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 제조업 기업들은 이제 미국이나 일본과 정면 승부를 해야 한다. 중국과 인도가 바짝 뒤를 쫓고 있다. 환율까지 더 떨어진다고 생각해 봐라. 구태의연한 인건비 타령을 할 게 아니라 인건비 부담을 상쇄하고도 남을만큼 생산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한 시간 인건비(달러) | 조립공수(시간) | |
현대자동차 | 20.7 | 44.2 |
도요타 | 37 | 18.9 |
혼다 | 37.3 | 21.6 |
GM | 38 | 33.2 |
포드 | 38 | 35.8 |
도요타 미국 공장 | 26.5 | 29.4 |
혼다 미국 공장 | 26.5 | 32.5 |
닛산 미국 공장 | 26.5 | 28.5 |
현대자동차 중국 공장 | 2 | 37.1 |
기아자동차 동유럽 공장 | 3.8 | 26 |
현대자동차 인도 공장 | 2 | 31.2 |
(이 표는 한 시간 인건비와 조립공수. 현대자동차의 인건비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낮지만 조립공수는 훨씬 높다. 그만큼 생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이 그래프는 한 시간 인건비와 조립 공수를 곱한 값이다. 차 한대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실질적인 인건비라고 보면 된다. 일본 업체들과 비교해 볼 것. 현대자동차의 노동 생산성을 감안한 인건비는 미국의 GM이나 포드 보다는 낮지만 일본의 도요타나 혼다보다는 훨씬 높다. 단순히 인건비를 깎을 게 아니라 생산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슬픈 현실,,
수치로 정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에효,,,
많이 따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갈길이 멀군요.
결국 (더 비싸지 않은) 동일임금 받으면서 일은 반 밖에 안한다는 이야기도 되겠습니다. 현대 노동자의 생산 비효율을 하청업체들이 죄다 떠맡고 있는 격이고 말입니다. 허긴 현대차 작업장 가보면 대체로 설렁설렁 놀반 일반입디다.
이런 상황에서 효율이 어찌 두배로 올라가겠는지. 설렁설렁 철밥통에 익숙해진 이들을 갑자기 쥐어짠다고 그 효율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효율성 높이려 설비 자동화같은 개선책을 도입하면 투입 인원수가 줄고, 인원수가 줄면 잉여 인력이 생기고, 잉여인력부담은 효율성을 저하시키게 되니 결국 내보내야 하는데, 곧장 파업으로 맞서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이런 악순환으로 인해 효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지도 못하고, 작업 강도는 그대로 놔두는 식의 현재 상태라면 결과적으로 임금을 반으로 깎아야 그나마 들어맞을 겁니다만 것도 못하고…
요는 규모 대비 노동인원이 많다는 것. 높은 임금이 높은 효율성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공정 개선과 시스템 개선이 필수이고, 그리 되면 절대 인원부터 줄여야할텐데 노조가 가만히 안 있는겁니다.
노동자도 밥그릇 안 내놓고, 경영 임원진이 내놓을 리도 만무하고..그리되니 가장 만만한 하청업체만 쥐어짜는 거고..,
아마도 현대는 효율성 높이기 요원할 듯싶음.
글만 훔쳐보다가 트랙백을 넣어 보려다가 실패했습니다. ^^ 이글루스에서 거부하는가봅니다.
글쎄요 저는 조금 다른 해석이 내려집니다.
위에 존재하는 각 공장들의 위치(나라)와 그 나라들의 자동차숙련공의 경력 및 시간 등은 고려하지 않은듯한 이야기시네요
위의 표를 잘 보시면 일본에 위치한 공장들은 20시간 정도의 매우 높은 효율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일본이라는 국가 자체가 그 많큼 숙련공이 많고 경력이 높으며 노사관계가 양호해 파업이 적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또한 북미나 유럽의 경우 약 30시간이 평균적인 생산수준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다른 공장들이 일본의 공장보다 낮다고해서 현대의 공정이 다른회사들에 비해 확연히 뒤쳐진다고 할수는 없는 것입니다.(물론 그들보다 안뒤쳐진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확연히 뒤쳐지는 시스템의 문제는 아닌듯 하군요) 이유는 그 공장들이 지어진 위치가 인도와 중국이라는 점과 이 공장들이 지어진 햇수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인도와 중국의 노동자들은 이런 자동차 공업에 대한 숙련도가 낮으며 역사적으로 자동차를 생산한지도 그다지 오래되지 않아 자동차 조립에 있어서 인적인프라가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현재 한국내의 현대 공장보다도 높은 효율을 보이고 있음에 주목해야하지 않을까요?
이는 오히려 한국내의 현대자동차 공장의 (파업으로 인한)비효율이 똑같은 공정을 사용하는 숙련도가 더 낮은 집단(중국,인도)에게도 뒤진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라고 생각됩니다.
본문과 같은 논리를 인정하면 우리나라 노동자보다 인도나 중국의 노동자들이 훨씬 숙련도도 높고 기술도 높다는 이야기 아닌가요?
뭐 더 자세한 것은 인도와 중국에 우리나라의 공정보다 나은 신공정을 설비했는지 그게 아니라 같은 공정을 했다면 왜 우리가 더 인적효율이 떨어지는지에 관한 이유가 있으면 좋겠네요
단순히 임금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해석같습니다.
이정환 회원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 메인에 링크되어 있습니다.
비정규직에게서 장인정신이 나올 수가 없지요.
뭐든 싼가격에 일을 시키려니 물건도 싸구려만 나올밖에요.
다 좋은데 궁금한것 하나..
각국의 생산업체가 그 가격의 인건비와 조립공수를 투입했을때 튀어나오는 한대의 차가 판매가격이 같나요?
그것까지 고려하면 그래프가 어떨까요?
즉, 차량가격의 평균을 내서 단위금액을 생산할때의 인건비와 조립공수를 비교한다면 어찌 될까요?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군요. 미국에서 그 동안 저가로 먹혔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안 먹힐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