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주요 언론사 홈페이지가 삼성 특검 관련 기사를 전진 배치한 것과 달리 조인스닷컴은 독특한 편집을 선보였다. 특검발 기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17일 오후부터 조인스닷컴은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머리기사로 내걸었다. 이 기사는 자정이 지나도록 바뀌지 않았다.
삼성 특검 기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쳤다는 기사와 KBS 드라마 대왕세종의 세트장에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는 기사, 그리고 서울대 이병천 교수가 마약 탐지견을 복제하는데 성공했다는 기사 밑으로 내밀렸다. 사안의 심각성이나 독자들의 관심에 비춰볼 때 이해할 수 없는 편집이다. 게다가 노 전 대통령 관련 기사는 중앙일보 기사도 아니고 뉴시스 기사를 전재한 것이다.
특검 관련 기사의 배치도 돋보인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10명의 핵심 경영진이 불구속 기소됐다는 내용의 기사는 보이지 않고 <조준웅 특검 "회사 망치는 배임과 달라 불구속">이라는 제목으로 특검이 이 회장 등을 불구속하게 된 이유에 대한 특검의 해명을 비중있게 실었다.
그 밑으로는 <특검 "중앙일보 위장 분리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는 중앙일보 사고 성격의 기사가 떴고 <삼성 "쇄신안 다음 주 발표">, <차명 주식은 이 회장 재산 결론>, <"홍라희씨, 행복한 눈물 구입한 적 없다">, <떡값 의혹 전·현 검사들 "사필귀정…이제야 오명 벗게 됐다"> 등 의혹이 풀렸고 이 회장 일가와 이른바 떡값 검사들이 누명을 벗었다는 내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작 특검 수사의 미진한 부분이나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에 대한 문제제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아래는 어제 쓴 관련 기사. 특검은 중앙일보에도 면죄부를 줬다.
삼성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해 온 조준웅 특검팀은 17일 중앙일보의 위장계열분리 의혹과 관련, 범죄 요건이 성립 안 돼 내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출신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서 삼성이 중앙일보를 위장계열 분리하였다고 폭로하고 그 근거로 중앙일보가 삼성 구조본 재무팀에 수시로 돈을 달라고 요구했고 계열 분리 당시 김인주 사장이 자신에게 명의신탁 각서 초안을 부탁해 만들어 줬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홍 회장의 지분 인수대금은 결국 이 회장의 돈이거나 삼성의 비자금으로 조성됐을 가능성이 크다. 김 변호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공개할 수도 없는 계약서를 왜 만드는지 물어봤는데 김인주 사장이 그래도 만들어 놔야 한다고 해서 그 계약서는 한 부만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특검은 “이 회장과 김 사장 등이 중앙일보 지분을 명의신탁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1998년 당시 중앙일보 지분을 유민문화재단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에게 출연하거나 매도한 것은 당시 정부관계자로부터 중앙일보를 분리하라는 강한 조언을 받고 그에 따라 이루어진 일로 명의신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김 사장이 명의신탁각서 초안을 김용철 변호사에게 보여주거나 작성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전혀 없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또한 “홍 회장도 중앙일보 지분 인수자금은 자신의 일가 자금에서 충당한 것으로 명의신탁을 받았거나 그런 취지의 각서를 써서 제출한 적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고 밝혔다.
결국 특검은 “김용철 변호사의 진술만으로 이 회장이 홍 회장에게 중앙일보의 경영권이나 지분을 명의신탁하였다고 보기는 부족하고 더구나 명의신탁 자체가 범죄를 구성하는 게 아니라고 판단해 내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1996년 10월 3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주주에게 배정하되 실권되면 제3자에게 배당하는 조건이었다. 당시 최대주주였던 이건희 회장과 주요주주인 제일제당 등은 청약을 포기했고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이 이를 모두 사들였다. 그 결과 이 회장의 지분은 26.4%에서 20.3%로 떨어졌고 홍 사장의 지분은 0.6%에서 18.4%로 뛰어올라 3대 주주가 됐다.
이어 중앙일보는 1999년 4월 보광과 함께 계열분리를 선언했다. 당시 중앙일보 주식은 홍 회장이 23.0%, 이 회장이 20.3%, 삼성전기 삼성물산 제일모직 등이 14.0%, 제일제당이 14.7%씩 보유하고 있었다. 홍 회장이 이 회장과 계열사들의 지분을 사들여 지분이 50.71%까지 늘어났고 삼성 계열사 지분은 9.27%로 줄어들었다.
주목할 부분은 1996년 당시 중앙일보가 에버랜드의 주식을 48.2%나 보유한 최대주주였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중앙일보는 이재용 남매에게 헐값에 전환사채를 발행하는데 동의했고 그 과정에서 지분이 턱없이 낮아졌다. 김 변호사 주장은 홍 회장이 이재용 남매의 편법 증여를 돕는 대신 자신의 지분을 늘리고 동시에 이건희 회장의 의결권을 보장해주는 이면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검은 이 회장과 김 사장 등의 진술에만 의존해 명의신탁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중앙일보가 에버랜드의 전환사채 헐값 발행에 동의하고 이를 인수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특검은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중이었고 경영여건이 악화돼 전환사채를 인수할 여력이 없었다”는 중앙일보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