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운전면허를 따고 운전을 시작한지 딱 1년이 됐다. 전철 안에서 책이나 신문을 보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웬만하면 대중 교통을 이용하려고 노력하는데 꼭두새벽에 출근할 때는 어쩔 수 없다. 이제 막 초보 딱지를 뗀 주제에 남들 운전 서툰 걸 탓할 처지는 아니지만 이런 운전은 정말 꼴불견이다. 처음에는 누구나 서툴다. 그런데 문제는 오히려 운전 깨나 했다는 사람들이다.
– 분기점을 앞두고 100미터씩 200미터씩 길게 줄을 서 있는데 옆 차선으로 휙 지나쳐서 맨 앞에 끼어드는 차. 남들은 시간이 남아돌아서 마냥 기다리고 있는 줄 아나.
– 느리게 가고 있는 것도 아닌데 뒷 꽁무니에 바싹 따라 붙어서 신경 쓰이게 하는 차. 그러다가 옆 차선이 좀 빠진다 싶으면 재빨리 차선을 바꿔 급 가속, 앞 차에 바싹 따라붙는다. 이런 차들은 필요 이상으로 가속 패달과 브레이크 패달을 많이 밟게 된다. 왜 그렇게 사나 모르겠다. 그래봐야 얼마나 더 빨리 간다고.
– 이런 차들은 고약하게도 옆 차선의 차를 보낸 다음 뒤로 끼어드는 게 아니라 가속 패달을 밟으면서 앞으로 확 끼어든다.
– 게다가 깜빡이도 안 켜고 갑자기 차선을 바꾼다. 빈틈을 찾아 시도 때도 없이 바꾼다. 부지런히 차선을 바꾸는 것 같은데 결국 얼마 못 가는 경우도 많다.
– 엉망으로 뒤엉킨 교차로에서 기어이 따라 붙어 꼬리물기를 하는 차.
– 고속화도로 1차선에서 시속 70km 이하로 버티는 차. 빨리 안 갈 거면 웬만하면 안쪽 차선으로 빠져 주지.
– 진입로에서 시속 30km로 확 끼어드는 차. 바깥 차선에 가던 차들이 일제히 브레이크 패달을 밟아야 한다.
– 뒷쪽에서 먼저 유턴하는 차. 이런 차들 때문에 일고여덟대는 돌 수 있는 시간에 서너대밖에 못 돈다.
– 유턴 구역에 주차된 차. 한번에 돌릴 수 있는 걸 두번에 나눠서 돌리게 만든다.
– 2차선 도로에서 2차선에 주차된 차. 물론 누구나 부득이하게 불법 주차를 하게 될 때가 있다. 그런데 상습적으로, 또는 나몰라라 밤새 세워두는 차들이 있다. 이런 차들 때문에 시내버스들이 1차선과 2차선을 들락날락해야 하고 전체적으로 속도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심지어 1차선 도로에 주차하고 사라지는 뻔뻔한 사람들도 있다.
– 직진 겸 우회전 차선 뒤에서 비켜 달라고 빵빵거리는 차. 신호 바뀌면 어련히 빠질 텐데 그걸 못 참고. 물론 비켜줄 수도 있지만 굳이 비켜달라고 재촉할 것까지 있나.
– 신호 바뀌고 0.5초 만에 빨리 가라고 빵빵거리는 차. 100미터 달리기 경주 하시나.
– 심지어 빨간 불에 멈춰 있는데 빵빵거리는 차도 있다.
– 차가 크면 얼마나 크다고 꼭 라인에 걸쳐 주차하는 수입차. 비싼 차니까 알아서 조심하라는 걸까.
– 비보호 좌회전에 깜빡이 켜고 서 있는데 뒤에 붙어서 빵빵거리는 차. 당신들은 절대 비보호 좌회전 안 하나.
– 분기점에서 지나쳤다고 갑자기 멈춰서거나 후진하는 차.
– 깜빡이 켜고 끼어들기 하려는데 가속 패달 확 밟는 차. 나는 끼어들기 할 수 있지만 남들이 내 앞에 끼어드는 건 절대 못 본다?
– TV 틀어놓고 운전하는 차. 특히 택시들. 이거 법적으로 금지해야 하는 거 아닐까.
– 골목길에서 마주쳤는데 굳이 머리 먼저 밀고 들어와서 후진하게 만드는 차.
– 주차하고 있는데 빨리 하라고 빵빵거리는 차.
저도 불평했었는데, 어느 덧 몇가지는 제가 하고 있는거네요…물론 아주 가끔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