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만 찔끔 매각… “이익실현 차원일 뿐 향후 매각 계획은 없어.”

우리은행은 YTN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매각규모는 함구했다. 그러나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지난달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28일)까지 2만주 가량은 이미 팔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전KDN이나 한국마사회 등이 최문순 민주당 의원의 서면 질의에 지분을 판 사실이 없다고 확인해 준 것을 감안하면 이 2만주는 우리은행 보유지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YTN의 주가는 4450원. 2만주면 8900만원이다. 전체 보유지분 319만주의 0.6% 규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익실현을 위해 내다팔았다”고 말했지만 굳이 왜 이 정도 지분을 왜 하필 이 시점에 내다팔아야 했는지, 나머지 지분은 왜 팔 계획이 없는지 등등의 의문이 남는다. 가뜩이나 주가가 바닥 수준인데다 올해 말 IPTV 시행이 본격화되면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을 감안하면 더욱 석연치 않다.

우리은행은 1993년과 1998년 두 차례에 걸쳐 YTN에 160억원을 출자해 7.6%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주당 매입단가는 5016원인데 이를 만약 4450원에 지분을 내다팔았다면 손해를 보고 판 셈이다. 장부가 3385원 기준으로는 이익이 났다고 볼 수 있지만 향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은행의 이번 지분 매각은 상식 밖이다. 주주들 입장에서는 배임 혐의까지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다.

우리은행의 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과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도 의혹을 더한다. 경남 하동 태생인 이 회장은 우리은행과 우리증권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고려대 2년 후배인데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맡은 바 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이 회장의 우리금융지주 내정을 두고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이 쏟아졌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우리은행의 경우 15억원 이하 보유자산 매매는 부장 전결사항으로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 한전KDN이나 한국마사회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지분 매각은 공개되지 않는 기업비밀인데 신 차관이 어떻게 알았느냐”면서 이 회장과 신 차관 사이에 정부 차원의 교감이 있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공기업 지분을 모두 매각할 계획이라는 신 차관의 발언은 거짓말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는 우리은행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지분의 극히 일부를 내다 팔았을 뿐이고 정작 추가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다른 공기업 주주들과는 최소한의 협의도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노조를 압박하기 위해 우리은행에 압력을 넣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유일하게 이 상황을 설명해주는 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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