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Unicef, 국제연합아동기금)에서 하는 ‘탭 프로젝트’라는 게 있다. 우리나라는 어느 음식점을 가나 물이 공짜지만 외국에서는 병에 담긴 생수를 따로 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아니라면 그냥 수돗물을 따라다 준다. 물론 수돗물은 공짜다. 그런데 이 수돗물을 1달러를 내고 사먹자는 거다. 그럼 그 1달러는 음식점 주인이 갖나. 그건 아니고 그 1달러를 모아서 물이 부족한 나라의 어린이들을 위해 쓰자는 프로젝트다.
정말 참신한 아이디어 아닌가.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없거나 그나마 깨끗하거나 더럽거나 물이 부족해서 아예 마실 수 없는 나라의 사람들이 90여개 나라에 11억명이나 된다고 한다. 날마다 5천명의 어린이가 물과 관련된 질병 때문에 죽는다고 한다. 1년이면 180만명이다. 그런데 내가 수돗물 한 잔을 1달러를 내고 사마시면 40명의 어린이를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공짜로 마시던 물을 일부러 돈 내고 사먹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가.
(밝은 색으로 표시된 곳이 물 부족 국가.)
미국에서만 2350개의 음식점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탭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가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음식점들을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글 맵스와 연계된 그야말로 웹 2.0스러운 홈페이지다. 굳이 이 음식점들을 찾아가서 먹겠다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주변에 어떤 음식점이 있는지 알아두면 이왕에 한번이라도 더 찾게 될 가능성이 크다.
(구글 맵스로 본 뉴욕 브루클린 일대 탭 프로젝트 참여 음식점. 당연히 확대해서 볼 수도 있다.)
우리나라 같으면 어떨까. 음식점마다 정수기가 있지만 정수기의 물을 한 잔에 1천원이면 약간 비싸다는 느낌이 들고 한 200원 정도씩 내고 사 마시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아니면 뭐 동네 음식점 같은데라면 100원이나 200원 정도씩 받고 1인당 1만원 이상의 비싼 음식점 같으면 1천원 이상 받아도 되지 않을까. 메뉴를 정하기 나름이고 소비자들에게 이해를 시키기 나름일 거고. 음식점 주인과 손님이 반반씩 부담하는 방법도 있겠다.
왜 탭 프로젝트냐고? 수돗물을 탭 워터라고 한다. 탭 프로젝트는 약간 중의적인 의미일 텐데 똑똑 사람들 마음을 두드린다는 의미도 될 테니까.
남아공에서 1년있었지만 물부족 국가라는 생각은 안들더군요. 물론 그런지역도 있겠습니다만…
남아공의 경우는 오히려 전력공급이 들쑥날쑥한게 더 문제일듯..
이 프로젝트로 걷힌 기금도 물처럼 투명하게 운용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