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폭락 시나리오가 확산되고 있는데 정작 언론 지면에서는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금융권 부실이 가계와 기업 전반으로 확산된다는 것이 최근 떠도는 시나리오의 핵심 내용이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을 쏟아 내놓고 있으나 투자 심리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될 수 없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미분양 주택 시가총액 추이. 한국투자증권 자료.)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종수 연구원은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연체율이 공식적으로는 14.3%인데 실제로는 20%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직접적인 리스크 보다는 운영자금의 부족으로 인한 단기 유동성 우려와 미분양 주택의 증가로 인하여 주택현장의 공사 대금 부족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연구원은 “그동안 주택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재건축 대상 아파트, 버블세븐 지역의 고가 아파트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전반적인 집값 하락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10월 들어 집값 하락이 보다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10월 넷째주를 기준으로 전국 70%에 이르는 행정구역에서 집값이 하락했다.

가계의 주택 구입에 따른 기회 비용이 2002년 저점 대비 2배 수준으로 늘어난데다 소득 대비 대출 규모도 130%까지 불어난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본질적으로 집값이 너무 높아진 상황인 데다가 가계의 추가적인 대출 여력이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각종 규제 완화에도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주택경기 위축과 그에 연계된 부실 증가가 환율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통화 스와프가 외환위기의 가능성을 줄이긴 했지만 당장 외화 수급을 개선시키는 것은 아니고 자금 조달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은데다 외국인 자금 이탈도 계속되고 있고 금리 인하 등은 환율이 기조적으로 하락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금융권 잠재 위험 자산, 위험한 순서대로. 한국투자증권 자료.)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융권의 위험성 자산이 301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미분양 주택 20만호 관련 자산이 63조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자산이 30조원, 키코 관련 금융권 채무가 10조원,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 이상의 주택 담보대출이 90조원 등, 전체 금융권 여신의 25.5%에 이른다.

이준재 연구원은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2006년 4분기 대비 30% 이상 폭락할 경우 경제 성장률이 2%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또 “외화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높은 수준의 환율이 유지될 경우 키코 거래 기업의 생존 확률이 더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일부 대기업까지 유동성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블세븐 지역 집값은 이미 고점 대비 지난 2분기까지 15~20% 이상 떨어진 상태다. 이 연구원은 “집값 하락이 계속될 경우 가계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LTV 70% 이상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A등급 이상의 대형 건설사들까지 어려움에 처하고 은행 손실도 자기자본의 최대 11.6%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세/매매 가격 추이. 국민은행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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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1. 집값의 장기적인 하락은 분명한 사실인듯 합니다.
    폭락의 기회는 끝났을듯 합니다.
    집값은 경기 침체 만큼 떨어질 것이고, 현재 가치 대비하여 25%는 빠지지 않을까요? 믿을만한 무릎팍도사의 예측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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