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이 6일 저녁 노조 홈페이지에 마지막 글을 남겼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 지부장은 평택 경찰서에서 밤샘 조사를 받았다. 한 지부장은 이 글에서 “화약고라고 불리는 도장공장의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마지막 노사교섭을 제안했고 대형 참사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다”면서 “정리해고를 막지 못해 전국의 동지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밝혔다.
한 지부장은 “17일 동안 주먹밥으로 연명하던 노동자들은 전기가 끊긴 도장공장의 암흑 속에서 촛불을 켜고 밤을 지새웠다”면서 “인도적 차원의 의료진 출입마저도 거부되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국민인지 몇 번을 의심해 봤다”고 밝혔다. 한 지부장은 “농성 중인 조합원들은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 지부장은 “쌍용차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으나 정부와 사쪽은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상실하고 탄압과 폭력으로 일관해 왔다”고 강조했다. 한 지부장은 또 “노동자가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투쟁은 불법폭력으로 매도되고, 정부와 자본에 의해 자행된 폭력은 합법으로 위장되고 있다”면서 “분노를 넘어 절망과 자괴감마저 들었다”고 밝혔다.
한 지부장은 “77일 동안 목숨을 걸고 투쟁했지만 힘이 부족해 정리해고를 끝장내지 못했다”면서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고 털어놓았다. 한 지부장은 “쌍용차의 투쟁이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르지만, 함께 살기 위한 길을 만들어 내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밝혔다. 한 지부장은 “전국의 연대 동지들 남겨지고 부족한 몫은 채워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