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TV 플랫폼 선점… 2014년 유료방송 시장 40% 차지할 것.”
“KT가 향후 3년 이내에 유료방송 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KT 미디어 그룹의 성장은 단순히 유료방송 가입자를 확보하는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미래 TV 플랫폼 시장의 선점을 의미한다. 기존 4대 매체 및 온라인 업체의 광고 수익을 잠식할 수도 있고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홈 게이트웨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KT는 한국의 대표 미디어 사업자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KT는 국내 최대의 통신 기업이다. 그런데 KT의 미디어 기업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동양종금증권은 3일 “KT 미디어 그룹, 누가 그들을 막을 것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KT는 어느새 미디어 사업자로 변신하기 위한 펀더멘털을 갖추고 상당히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레TV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유선 사업의 성과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남곤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지난달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가 미국 최대 케이블TV 사업자인 컴케스트의 가입자 수를 앞질렀다”면서 “매체의 다양화, 콘텐츠의 디지털화 등의 환경 변화로 인해 올드 미디어들의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한국에서도 케이블TV 가입자 수가 2009년 3분기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운데 지난해 KT의 올레TV스카이라이프 가입자는 72만6천명이나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올레TV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 서비스인 KT스카이라이프의 실시간 HD채널과 IPTV 서비스인 올레TV, 초고속 인터넷, 유선 전화 등을 패키지로 묶은 서비스다. 가격은 월 3만2천원부터. SK텔레콤이나 LGU+와 비교해서 콘텐츠가 풍부하면서도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CJ헬로비전이나 현대HCN, 티브로드 등 M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도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가격이 훨씬 비싸다.
KT스카이라이프는 채널이 72개나 되는데다 9만3천여편의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가격 뿐만 아니라 콘텐츠 경쟁력, 그리고 초고속 인터넷의 속도와 접속 품질 역시 국내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연구원은 “스마트TV가 보급되면 인터넷의 품질이 더욱 중요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최 연구원은 “KT 미디어 그룹이 2014년에는 유료 방송 시장의 4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레TV라이브와 올레TV스카이라이프를 더하면, KT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2009년 말 17.6%에서 지난해 말 20.4%로 늘어났다. 2009년 12월 이후 1년 3개월 동안 늘어난 가입자는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순증의 93%에 이른다. 최 연구원은 “KT 미디어 그룹은 올레TV스카이라이프 서비스 출시 이후 미디어 시장을 싹쓸이 하고 있다”면서 “최소한 2015년까지 가입자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T는 이미 가입자 기준으로 유료 방송 시장의 넘버 원 사업자다. 티브로드가 323만명으로 점유율 15.5%, CJ헬로비전이 310만명으로 14.8%, KT스카이라이프가 283만명으로 13.5%지만 IPTV 가입자를 더할 경우 427만명으로 업계 1위가 된다. 최 연구원은 “가입자 수가 500만명을 넘어서고 향후 900만명에 이를 거라고 가정하면 각종 협상 테이블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유료 방송 시장의 파워가 케이블에서 KT로 이전되면서 케이블 사업자의 매출이 줄어들고 그들의 콘텐츠 소싱 파워도 약화될 것이 명약관화하다는 사실”이라면서 “지금도 케이블 사업자가 고전하고 있지만 향후 1~2년 뒤에는 더욱 고전하게 될 것이며 이는 KT 미디어 그룹의 권력 강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콘텐츠 협상력이 확대되면서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