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주장할 수도 있다. 우리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다.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해도 그 주장을 막을 수는 없다. 동의하지 않는다면 논리적으로 반박하거나 설득하면 된다. 설득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할 수는 있다.

문제는 언론의 기본 원칙이다. 이들은 파업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실을 축소하거나 과장하고 왜곡한다. 이들에게는 사실 보도와 사회 감시라는 언론의 기본 원칙과 책임도 없다. 이들은 자본의 이익을 지키고 늘리기 위해 노동자들을 몰아세우고 정부를 압박한다. 기사를 팔아 광고를 얻으면서 기꺼이 광고주들의 이익을 대변한다. 이들은 광고주들의 이익이 침해 당할 때만 비판의 칼날을 세운다.

이들은 정부의 개입과 규제를 비판하고 시장 만능의 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킨다. 노동자와 서민을 짓밟고 자본과 기업을 보호하는데 앞장선다. 경제신문의 영향력은 이제 이른바 조중동 등 주요 일간신문 못지 않다. 오히려 IMF 이후에는 경제신문이 먼저 치고 나가고 다른 일간신문들이 이들의 보도행태를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경향을 보인다. 나라를 망하게 하는 건 노동자들의 파업이 아니라 이들 경제신문들의 왜곡 보도와 삐뚤어진 경제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빗나간 정부 정책이다.

그동안 경제신문은 언론 운동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제 안티 조선 뿐만 아니라 안티 매경과 안티 한경 운동을 시작해야 할 때다. 기사를 팔아 광고를 얻어도 좋고 무슨 주장을 해도 좋지만 언론의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 주장을 하려거든 정당한 논리와 근거를 대야 하고 논리와 근거는 없더라도 최소한 사실을 사실 그대로 보도해야 한다.

이 글은 우리나라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시사 월간지 월간 『말』이 보수 수구 경제신문들에게 던지는 도전장이다. 월간 『말』이 이 힘겨운 싸움에 앞장을 설 계획이다. 경제신문 바로보기 운동을 제안한다.

이정환 기자 top@journalismclass.mycafe24.com

참고 : ‘안티 매경’과 ‘안티 한경’을 제안한다. (이정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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