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가 가난한 나라 아이들에게 100달러짜리 노트북을 나눠주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노트북은 이 아이들에게 가난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만으로도 이 아이들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이 노트북에 페도라 코어가 들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생각해 보자. 정보화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이 진보적인 운동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를 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짜로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이유도 없고 아무리 싸게 판다고 한들 살 돈도 없다. 조금이라도 더 싸게 만들어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아이들에게 노트북이 돌아가도록 해야할 테니까.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지불할 돈 같은 건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모든 리눅스가 공짜인 건 아니지만 페도라 코어를 비롯해 많은 리눅스 배포판이 공짜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는 하지만 리눅스는 윈도우즈에 비교해서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100달러짜리 노트북에 페도라를 까는 이유에 대해 “페도라가 공짜라서가 아니라 다른 어떤 운영체제 보다 더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가 윈도우즈를 쓰는 건 윈도우즈 말고 다른 대안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윈도우즈를 쓰고 있고 윈도우즈가 아니면 서로 호환이 안 됐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호환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윈도우즈의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리눅스는 그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먼저 리눅스는 공짜다. 우리가 그동안 윈도우즈를 사는데 들인 비용 그리고 앞으로 들일 비용이라면 리눅스로 훨씬 더 많은 걸 할 수 있다. 그 10분의 1, 아니 100분의 1, 1000분의 1만 있어도 리눅스를 훨씬 더 쓸만하게 만들 수 있다. 잘 실감하지 못하겠지만 우리가 새 컴퓨터를 살 때 그 안에는 윈도우즈 가격이 포함돼 있다. 우리가 리눅스를 쓴다면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비용이다.
사람들은 흔히 시장이 기술의 진보를 불러온다고 믿는다. 리눅스는 그 많지 않은 예외 가운데 하나다. 리눅스는 시장의 영역에 벗어나 있으면서도 진보를 거듭해 왔다.
내가 리눅스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단순하다. 리눅스가 계속 진보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리눅스를 돕는 최선의 방법은 직접 리눅스를 쓰는 것이다. 윈도우즈를 밀어내고 불편함에 적응하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리눅스와 윈도우즈의 차이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리눅스가 없다면 언젠가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10만원짜리 컴퓨터를 보낼 때 10만원짜리 윈도우즈를 사서 깔아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만약 정부가 리눅스를 쓰기로 한다면 그래서 수많은 공무원들이 모두 리눅스를 쓴다면 엄청난 세금과 외화 지출을 줄일 수 있다. 그 가운데 1000분의 1만 리눅스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지원해도 엄청나게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리눅스가 지금보다 훨씬 더 편리하고 쓸만하게 바뀌게 될 거고 머지 않아 리눅스로도 인터넷 뱅킹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누구나 더 쉽게 컴퓨터와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리눅스를 선택해야 한다. 윈도우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것이지만 리눅스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참고 : 페도라 코어 4 설치. (이정환닷컴)
참고 : CD로 부팅해서 바로 실행하는 우분투 라이브. (이정환닷컴)
리눅스와 오픈 소프트웨어를 주제로 기획기사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자원봉사 개발자들 이야기를 비롯해서 정부나 기업의 리눅스 도입 성공사례, 리눅스와 윈도우즈의 비교, 오픈 소프트웨어의 역사 등등. 무엇보다도 리눅스를 대중화하는데 필요한 아이디어나 의견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댓글도 좋고 전자 우편도 좋습니다. top@journalismclass.mycafe24.com으로.
리눅스 배포판도 절대로 공짜가 아니죠. 특히나 페도라 라든지. 써보면 알게 됩니다. 배포판이라고 절대로 공짜가 아니라는걸요.
페도라를 기준으로 보자면. 다국어 지원이 된다고. 끝나는게 아니더군요. 한글bold패치, 윈도우 한양서체 깔기, mplayer MP3패치 (처음엔 동영상플레이어가 MP3 재생조차 안됩니다. 저작권 문제로 MP3 코덱을 빼버렸습니다.), 코덱 패치, 등등등…
한국의 사용자가 쓰기엔 처음 깔고 바로 못씁니다. 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으며 그것들은 모두 사용자가 해야 합니다. 배포할때 상업적인 문제가 되는 것들은 다 빼버리거든요.
우리나라 인터넷상 BOLD 하나 안되는게 얼마나 큰 지장인지 말이죠.
게다가 오픈오피스 같은 경우엔 좋긴 한데. 느립니다.
한소프트리눅스 같은 경우.. 이런 수고를 많이 덜긴 하지만, 자체 소프트웨어가 부족한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일반 사용자들에게 리눅스를 깔게 되면 이러이러한걸 “직접”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 경악하는게 대부분이죠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윈도우보다 리눅스가 더 좋긴 합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리눅스가 더 매력적인 이유는…
솔직히 직접 써봐야 알아요.
제가 읽은 기사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에서도 지원의사를 밝혔는데
오픈소스가 아니란 이유로 거부당했다고 하던데요.
사실 기업이미지 차원에서도 그렇고, 그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건 기분 좋은일 아니겠습니까. (사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에서 그정도 돈은 투자할 가치가 있지 않았을까요)
“리눅스를 쓰자!” 가 아니라 “어떻게 리눅스를 쓰게 만들 것인가?” 가 진짜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건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이 없다면 풀 수 있는 숙제가 아닙니다. “정부가 리눅스를 쓰자” 는 구호 조차도 그리 쉽진 않습니다. 최소한, 리눅스로 편집해서 출력한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갖다 줬을때 “오 문서 참 예쁘게 뽑았네요. 뭘로 뽑았나요?” 라고 물어보고, 간단한 설명만 듣고 대통령이 손수 자기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깔아 설정을 할 수 있는 수준을 정부 스스로 만들어내기 이전엔- 일선 공무원들에게 리눅스를 보급할 수는 없는 거니까 말이죠.
요컨대, 리눅스를 쓰는 것이 ‘대안’ 이고 ‘진보’ 일 순 있지만, 그걸 모두에게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무작정 리눅스를 깔아 놓고, 알아서 고민하고 생존하기엔 우리가 컴퓨터로 당장 해야 하는 일, 그리고 리눅스 상에서 하기엔 너무나 어려운 일들이 지나치게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