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언론사닷컴 가운데 조인스닷컴의 웹 접근성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오늘이 케익소프트의 웹 접근성 평가 시스템을 활용해 국가 표준인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KWCAG) 1.0’의 13개 항목 26개 지표를 기준으로 국내 10개 언론사닷컴을 평가한 결과 조인스닷컴이 준수율 90.83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웹 접근성이란 “누구나 웹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 시각 또는 청각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 취약 계층이 얼마나 일반인과 동등하게 웹 사이트에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척도를 말한다. 최근에는 웹 접근성이라는 개념이 장애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인 웹 표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KWCAG 1.0을 기준으로 11일 각 홈페이지별로 5개 페이지를 평가했다. 평가 결과 조인스닷컴이 압도적인 격차로 1위를 기록한데 이어 매일경제가 72.75점으로 2위, 경향닷컴이 70.55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한국아이닷컴(65.57점)과 조선닷컴(62.65점)이 그 뒤를 이었고 문화일보와 한겨레, 동아닷컴 등은 50점에도 못 미쳤다.
세계 표준으로 쓰고 있는 ‘W3C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1.0’으로 평가한 결과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조인스닷컴과 매일경제가 마찬가지로 1, 2위를 차지한 반면 세계일보와 인터넷한겨레가 각각 3위와 5위로 뛰어오른 것이 큰 차이다. 여기에서는 연합뉴스와 문화일보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뒤처졌다.
이 같은 결과는 케익소프트가 지난해 4월 조사한 순위와도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에도 조인스닷컴이 87.08점으로 1위, 매일경제와 연합뉴스가 각각 68.42점과 66.26점으로 2, 3위를 기록했고 한겨레와 서울경제가 맨 뒤로 처졌다. 다만 전반적으로 점수가 눈에 띄게 향상됐지만 연합뉴스는 오히려 점수가 많이 깎였다.
점수와 무관하게 대부분 언론사닷컴 사이트들이 여전히 키보드만으로 웹 서핑이 불가능했고 조인스닷컴을 제외한 다른 사이트들은 특히 이미지와 스크립트의 대체 텍스트를 거의 제공하지 않고 프레임에 제목을 붙이지 않는 등 핵심적인 웹 접근성 지침을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재활법에 웹 접근성 관련 항목을 명시하고 공공 사이트에 이 지침을 준수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웹 접근성 문제로 기업이 소송당하는 일도 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전자정보를 이용하고 접근하는데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기준을 적용해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차별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이 법 조항에 따르면 국내 상당수 언론사닷컴은 소송을 당할 위험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언론사닷컴 뿐만 아니라 국내 대부분의 웹 사이트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최적화돼 있어 다른 운영체제나 웹 브라우저 사용자들은 심각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웹 접근성은 한국정보문화진흥원 등에서 누구나 쉽게 무료로 평가할 수 있다. 한국 웹 접근성 그룹에서 활동하고 있는 LG전자 이러닝솔루션그룹 신승식 과장은 “웹 접근성이란 컴맹이 봐도, 누가 봐도, 장애인이 봐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교육받지 않아도 쉽게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과장은 “웹 접근성의 핵심은 웹 사이트와 어플리케이션이 다양한 사용자의 요구와 기호,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유연함이 느린 인터넷 회선 속도나 팔이나 손가락이 다친 환자 등 특정 환경에 처한 일반인에게도 이익을 준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