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되고 있는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정체는 무엇일까. 30개월 이상 소가 위험하고 안 팔리면 30개월 이전에 도축하면 되는 것 아닐까. 상식적인 의문이지만 이에 대한 속 시원한 답변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이상길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단장은 “미국 소들은 사료비를 고려해 대부분 20개월 내에 도축한다”면서 “10개월 이상 사료비를 들여 키워서 싸게 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1억마리의 소가 사육되고 해마다 4천만마리 정도가 도축되는데 이 가운데 30개월 이상 된 소는 10~20%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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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매트릭스를 패러디해 공장형 축산의 실태를 파헤친 애니메이션 미트릭스(meatlix)의 한 장면. http://www.themeatrix.com에서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 ||
이 단장의 말대로라면 20개월이면 다 자라는 소를 굳이 사료를 먹여가면서 10개월 이상 더 키워야 할 이유가 없다. 가뜩이나 광우병 위험 때문에 미국 내에서 안 팔리는 것은 물론이고 억지로 떠맡기지 않으면 수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늙은 소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편집국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소는 기본적으로 생후 12개월 이상이 돼야 임신을 할 수 있습니다. 임신기간은 280일 정도니까 한 번 송아지를 낳고 나면 최소 21개월 이상이 된다는 이야기죠. 출산 후 80일 이내 다시 임신을 하면 30개월이 훌쩍 넘게 되죠. 효율성을 높이려면 새끼를 낳기 위해 키우는 소들은 보통 대여섯마리까지 낳게 됩니다. 젖소의 경우도 6년~8년 이상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미국에서 해마다 도축되는 4천만마리의 소 가운데 30개월 이상인 400만마리는 대부분 송아지를 낳기 위해 키우는 나이 든 어미소와 더 이상 젖이 나오지 않는 늙은 젖소라는 이야기다. 30개월이 아니라 120개월이 넘는 소들도 있다. 정부는 이런 소들이 식용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30개월 이상 소들을 대량으로 수입하는 나라가 없을 때 이야기다. 박상표 국장은 “30개월 이상 소를 수입하기 시작하면 미국에서 팔리지 않는 늙은 소들이 대량으로 수입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에서 20개월인가 24개월 소에서 광우병이 발견됬다고 한 뉴스를 본적이 있습니다. 미국의 안전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다는 단면이고..정말 답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