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신문사의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매우 취약한 상황인데다 경영실적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어 광고주인 기업을 의식해 지면을 제작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개혁연대가 27일 발간할 경제개혁리포트 3월호에 따르면 주요 신문사의 유동비율과 부채비율 등이 여전히 전 산업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개혁연대가 국내 13개 신문사들 영업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신문사의 총매출액은 2005년 증가로 반전한 뒤 2006년 9% 이상 증가하고 영업이익 역시 흑자로 전환하는 등 일부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세계일보의 분양수익 2463억원 등이 반영된 것으로 대부분 신문사의 경영실적이 여전히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신문사업 매출만 따로 놓고 볼 경우 2006년 기준 13개 신문사들 총매출액은 1조6328억 원으로 2005년 1조6080억 원보다는 조금 늘어났지만 2002년 1조9357억 원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 역시 1133억원으로 2005년 666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지만 구체적인 내역을 들여다보면 결코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경향신문과 국민일보, 서울경제, 세계일보, 한국일보 등은 2006년까지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을 낸 신문사 가운데서도 세계일보는 분양사업 비중이 매우 크고 국민일보와 한국일보 등은 특수 관계인의 채무 면제와 유형 자산 처분 등으로 저조한 영업실적을 만회한 경우다.

2006년 기준 매출 순이익률은 한국일보와 세계일보가 43.91%와 20.16%로 가장 높고 이른바 조중동은 각각 5.66%와 0.97%, 1.05% 수준으로 특히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겨우 수지타산을 맞추는 정도로 나타났다. 경향신문과 서울신문은 -34.61%와 -13.68%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겨레는 4.27%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354.12%로 전 산업 평균 105.30%의 3배를 웃돌았다. 영업이익 대비 이자보상율도 1.39배나 됐다.

부채가 너무 많아 이자를 갚기에도 허덕인다는 이야기다. 매출액 규모로는 조선일보가 3658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각각 2978억 원과 2385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조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55.2%로 나타났다.

경제개혁연대는 특히 신문광고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TV와 라디오, 신문, 잡지 등 전통적인 4대 매체의 시장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특히 신문 시장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선방송과 인터넷 등 뉴미디어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4대 매체 광고시장은 월드컵 특수를 누렸던 2002년 4조9181억 원에서 2006년에는 4조6242억 원으로 무려 2939억 원이나 줄어들었다. 이들 4대 매체가 전체 광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02년 75.9%를 기점으로 2006년에는 60.6%까지 줄어들었다.

특히 2002년 대비 방송광고는 9.3% 줄어든 반면 신문광고는 15.8%나 줄어들었다. 경제개혁연대는 “신문사 매출액 가운데 대부분이 광고로 인한 매출임을 감안하면 대부분 신문사가 기업의 광고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군소 신문사들은 광고주인 기업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한수 팀장은 “이미 한계 상황에 몰린 몇몇 신문사들 뿐 아니라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경영상황이 나은 조중동 및 지상파 방송 3사마저도 재벌의 광고 동향과 정치권력의 성향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객관적 현실이 존재한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2006 년 기준 TV와 라디오, 신문, 잡지 등 4대 매체의 광고비 총액 4조3242억 원 가운데 삼성과 범 현대, 범 LG, SK 그룹이 지출한 광고비가 약 8958억 원으로 전체의 19.4%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광고시장에서 4대 재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이후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삼성그룹이 2634억 원으로 5.7%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범 LG그룹이 2457억 원(5.3%), 범 현대그룹이 2051억 원(4.4%), SK그룹이 1814억 원(3.9%)으로 나타났다. 범 현대그룹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을 합한 것, 범 LG그룹은 LG와 LS, GS그룹을 합한 것을 각각 의미한다.

특히 방송 보다 신문시장에서 4대 재벌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방송광고 가운데 4대 재벌의 비중은 2002년 25.7%를 고점으로 2003년 24.9%, 2004년 23.8%, 2005년 21.6%, 2006년 21.2%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문광고 역시 2002년 17.5%에서 2003년 20.5%로, 2003년 22.0%로 상승했다가 205년 21.0%, 2006년 20.5%로 줄어드는 추세다.

경제개혁연대는 “4대 재벌의 광고비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긴 하지만 여전히 20% 내외의 비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어 대 언론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그룹이나 범 LG그룹의 경우 전체 광고시장에서의 점유 비중이 최근 약간 하락한 반면, 범 현대그룹의 경우는 오히려 그 비중이 증가한 부분도 주목된다.

(마지막 그래프는 언론사별 연도별 매출 추이입니다. 윗쪽 그래프는 방송매체와 인쇄매체의 광고 비중 추이, 그리고 2006년 기준 언론사별 광고 비중입니다. 모두 단위는 100만원. 일단 조중동과 다른 신문의 차이가 새삼 눈에 띄고요. 조선일보와 경제지들이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한국일보의 몰락이 두드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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