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난리법석이다. 삼성전자는 6일 실적 예고공시에서 연결 기준으로 3분기 잠정 매출액이 36조원, 잠정 영업이익이 4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97조1800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7조900억원에 이른다. 이런 분위기라면 올해 매출액 100조원과 영업이익 10조원 달성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다면 사상 초유의 기록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비밀이 숨어있다. 바로 환율이다. 경제는 엉망인데 왜 대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듭하고 있는가, 그 궁금증도 환율과 실적을 연계해서 보면 금방 풀린다. 올해 3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은 1239.22원이다. 1분기나 2분기보다는 낮아졌지만 예년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06년과 2007년 환율은 955원과 929원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해 환율은 1103원이었다.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은 해마다 급감하고 있다. 매출액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익이 꾸준히 줄어들었다. 그러다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부터 매출액과 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실적이 개선됐다기 보다는 높은 환율 덕분에 실적이 개선된 것처럼 보였을 뿐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달러화로 환산해 보면 둔화 추세가 뚜렷하다. 연결 회계가 아니라 개별 회계만 놓고 보면 달러화 환산 매출액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사상 최대 실적이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올해 3분기 역시 마찬가지다. 3분기만 놓고 보면 지난해 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8.9%와 177.0%씩 늘어났지만 누계 기준 달러화 환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여기서도 수수께끼의 핵심은 환율이다. 지난해 3분기 환율은 1066.09원이었는데 4분기에 1364.31원, 올해 1분기에는 1418.30원까지 올랐다가 2분기와 3분기에는 1286.11원과 1239.22원을 기록했다.
알기 쉽게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원화 기준으로 각각 97조1800억원과 7조900억원인데 이는 지난해 85조3800억원과 6조4500억원에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를 달러화로 환산하면 올해는 784억2030만달러와 57억2134달러인데 지난해에는 800억8705만달러와 60억5015만달러였다. 환율 효과를 거둬내고도 과연 삼성전자의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할 수 있을까.
기업들 실적은 개선됐다고 하는데 왜 국민들 살림살이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지 궁금한가. 이명박 정부가 왜 그렇게도 환율에 목을 매는지 이미 사상 최대 규모인 외환보유액이 왜 계속 늘어나는지 한번쯤 의심을 품어본 적 없는가. 삼성전자의 부풀려진 실적은 어디서 왔을까. 환율 조작의 이해득실을 따져봐야 할 때다. 게임의 법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기업들에게도 국민들에게도 결코 이롭지 못하고 그 한계도 분명한 멍청한 시장 개입이다.
(삼성전자 3분기 누적 실적. 윗쪽이 원화 기준 실적, 아랫쪽은 달러화 환산 실적. 단위는 조원, 10억달러)
환율때문에. 실적이 좋았졌다는 것은 “비밀”도 아니죠..
분명 환율부분도 있었지만.. 내부적으로 서바이벌 플랜을 잘 세운 것도 영향이 있겠지요..
오직 환율때문이라고만 하면.. 수출관련주식(조선 등)은 모두 사상최고가 되어야 하고.. IMF때 1,600원 이상에는.. 지금보다 몇배의 수익이 났어야 된다는 논리만 남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