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떠나서 이렇게 유쾌하고 신나는 선거가 또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심상정 후보의 중도 하차가 아쉬웠지만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도 충분히 성과를 거둔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2030세대의 참여가 놀라웠습니다. 곽노현 서울 교육감의 당선이 정말 기쁘고요. 이번 선거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 봅니다. 우리 모두가 자랑스럽습니다.)

6‧2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한나라당이 크게 앞설 것이라는 그동안의 여론조사와 달리 민주당이 비교적 선전한 것은 물론이고 충남, 강원지역 등에서도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트위터에서는 “우리가 해냈다”며 자축하는 분위기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구호를 빗대어 “Yes, We did(우리는 해냈다)”라는 자축 메시지도 쏟아졌다. “트위터가 젊은 층의 반란을 이끌었다”는 위키트리의 기사 링크도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트위터에서는 선거기간 내내 천안함 관련 의혹과 문제제기가 쏟아졌고 정부와 한나라당, 보수언론의 북풍몰이에 맞서 다양한 선거운동이 전개됐다.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이 우세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트위터에서는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젊은 사람들이 투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었다. 투표일인 2일 오후에는 “지금이라도 투표장에 가 달라”는 메시지가 수많은 리트윗을 만들어 냈다.

이번 선거는 사상 최초의 트위터 선거로 기록될 만하다. 트위터리안들은 선거를 축제처럼 즐겼다. 누가 주동한 것도 아니지만 앞 다퉈 ‘투표 인증 샷’을 남겼고 투표를 독려했다. 트위터 검색 엔진 다봇에 따르면 2일 하루 인증 샷을 남긴 트위터리안이 1500명을 넘어섰다. 1일 저녁에는 소설가 이외수씨 등이 “20대가 투표를 하고 인증 샷을 남기면 선물을 주겠다”는 제안을 트위터에 남겨 선풍적인 반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20대와 30대 투표율이 과거 선거보다 높게 나타난 데는 트위터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트위터 사용자 @lonelydeer는 “정치가 원래 이렇게 재밌었던 거였나, 모든 게 다 트윗의 힘인 것 같다”고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keytofreedom는 “소셜의 힘, 투표 안 한 지인들을 독려하고 투표 후의 트윗 인증이 새로운 볼거리가 된 선거였다”고 평가했고 @kwpii는 “역사의 현장에 또 내가 있구나 하는 생각에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브라운아이드걸즈의 미료(@MIRYOakaJOHONEY)가 트위터에 남긴 투표 인증 샷도 논란이 됐다. 미료는 이날 투표용지 4장을 들고 있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이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다. 이 사진은 순식간에 트위터에 퍼졌는데 미료는 뒤늦게 사진을 삭제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는 관련 기사가 순식간에 수백개나 쏟아졌다. 이 역시 트위터 선거가 만든 새로운 문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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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1. 정말 트위터 사용자 분들이 열성적으로 하시더군요. 이런 정보 공유와 소통이 실제로 투표율에 기여할지는 생각 못했습니다. 결과도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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