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전쟁 기밀 문서 7만7천여건을 폭로해 미국 정부를 발칵 뒤집어 놓은 고발·폭로 전문 소셜 미디어 위키리크스의 창업자에게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가 취소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22일 뉴욕타임즈 등에 따르면 스웨덴 검찰이 위키리크스의 창업자 줄리언 어샌지를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발표했다가 몇 시간 뒤 이를 취소했다고 다시 발표했다. 어샌지의 혐의는 성추행과 강간이었는데 스웨덴 검찰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다고 번복했다.
어샌지는 스카이프와 트위터를 통해 “미국 정부가 우리의 작업을 멈추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폭로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더러운 수작이 있을 거라는 경고를 받은 바 있는데 이게 그 첫 번째인 것 같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스웨덴 검찰 대변인인 카린 로잰더는 “지난 금요일 체포영장이 발부돼서 토요일 어샌지에 대한 전화 면담이 예정돼 있었으나 에바 빈네 검찰총장이 어샌지의 혐의를 확증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취소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언론에 따르면 위키리크스 스웨덴에 일하는 두 명의 여성이 어샌지를 고발했으며 검찰 관계자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 사건을 여전히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어샌지는 2주 전 영국 런던에 나타나기로 했다가 전략적인 이유로 취소했으며 며칠 뒤 스웨덴에서 스카이프로 접속하는 등 신출귀몰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어샌지는 지난주 스웨덴 언론 ‘애프턴블라뎃(Aftonbladet)’에 고정 칼럼을 게재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웨덴은 언론 자유와 취재원 보호가 법으로 보장된 많지 않은 나라 가운데 하나다.
뉴욕타임즈는 “어샌지는 지난 14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프가니스탄 관련 기밀 문서 1만5천건을 추가로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그러나 어샌지가 스웨덴에 계속 머무를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어샌지는 쇄도하는 언론 인터뷰에도 아직 즉각적을 답을 보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의 대변인 다니엘 슈미트는 “스위덴에서 벌어진 소동은 추가 폭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위키리스크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영국과 독일, 오스트리아 등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아프가니스탄 기밀문서 폭로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필립 코울리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어샌지와 관련 외국 정부 관계자들을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우리는 어샌지위 위법 사실을 수사하고 있으며 외국에서도 같은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어샌지가 정부 기밀문서를 공개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스파이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즈는 그러나 “미국 정부 정보를 보호하도록 만든 법률이 미국 시민이 아닌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어샌지는 오스트리아 출신이고 위키리크스는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국내 서비스도 하고 있다.
한편 위키리크스는 기밀문서 추가 공개와 관련, 프라이버시와 국가 안보에 관련된 사항은 분류하는데 기준이 필요하다며 미국 정부에 협조요청을 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