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규모 사업이라던 용산 역세권 개발 사업이 좌초 위기를 겪고 있다. 사업 주체인 코레일(옛 철도공사)이 19일 삼성물산과 결별을 선언하면서 첫 삽을 뜨기도 전에 표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물산은 일단 23일까지 입장을 밝히겠다는 입장이지만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계속 발을 담그기도 발을 떼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코레일 역시 다른 사업자를 끌어들이기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사업을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워낙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용산 사업의 시행사는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회사다. 이 회사는 자본금이 1조원인데 코레일이 25.0%의 지분을 확보한 최대주주고 KB자산운용, 프루덴셜생명 등 재무적 투자자 지분이 23.7%, 롯데관광개발과 SH공사 KT&G 등 전략적 투자자 지분이 26.5%, 그리고 삼성물산과 GS건설 등 건설 투자자들이 20.0%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지분은 6.4%다.

주목할 부분은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회사의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용산역세권주식회사의 지분 구성이다. 삼성물산이 45.1%를 확보한 최대주주고 코레일이 29.9%, 롯데관광개발이 25%씩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자본금은 30억원이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공사 대금 95조원의 지급 보증을 서기로 했던 건설회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를 핑계로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알박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회사의 지분이 6.4%(640억원) 밖에 안 되면서 용산역세권주식회사의 지분 45.1%(13억원)로 이 프로젝트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코레일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삼성물산은 이번 사업의 계획 수립과 사업 일정조정, 설계 및 용역업체 선정 등 사업 전반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업주관사면서도 지급보증을 거부하고 사업정상화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의식조차 보여주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코레일은 “삼성물산이 사업 정상화와 관련 책임을 질 의사가 없다면 이번 사업에서 빠져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삼성물산이 대표 주관사에서 빠져준다면 다른 16개 건설투자자도 입장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은 아직 계약 해지 통보는 하지 않은 상태다. 당장 삼성물산을 용산역세권주식회사에서 내보내려면 이사회에서 5분의 4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10명의 이사 가운데 3명이 삼성 계열사 출신이다. 코레일은 3분의 2 이상의 동의만 받으면 가능한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회사의 이사회를 먼저 소집해 용산역세권주식회사의 정관을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관건은 삼성물산이 빠진 빈 자리를 누가 메울 것이냐다. 애초에 용산역세권주식회사의 지배구조가 삼성물산에 매우 유리한 구조로 설립돼 있기 때문인데 코레일은 이를 바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코레일은 전략적 투자자도 재무적 투자자도 아닌 삼성물산이 사업을 주도할 적극적인 의지가 없다면 투자지분 6.4%만큼 의결권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향후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전체 공사대금은 9조원, 이 가운데 당장 건설회사들이 지급보증을 해야 할 금액은 9500억원, 삼성물산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3040억원에 이른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문제는 수익성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데 있다.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회사가 다음 달 17일까지 이자 128억원을 금융기관에 내지 못하면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던 용산 역세권 사업은 사실상 백지화된다.

Similar Pos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