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에 따르면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가 촉발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2015년까지 26만4천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죽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이 숫자는 120만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번 금융위기로 올해 말까지 64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하루 1.25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극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아동 권리보호 운동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애드리안 로버트의 이야기다. 로버트에 따르면 금융위기는 세 가지 측면에서 가난한 나라들에 직격탄을 날린다. 첫째, 가계 소득이 급감하는 동시에 식료품비가 급증하고 둘째, 의료비와 교육비 지출이 줄어들게 된다. 셋째, 국제 원조도 크게 줄어든다.

잘 사는 나라들에게는 금융위기일 뿐이지만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은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건강을 잃고 생명의 위협에 시달리는 절체절명의 생존의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다. G20 서울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코엑스 미디어센터에서는 국제 비정부기구(NGO)들의 호소가 쏟아졌다. 이들은 G20이 국제 빈곤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빈민구호단체 옥스팜의 타쿠모 야마다는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환율전쟁의 희생양이 된다면 그것은 비극”이라면서 “G20은 빈곤국을 돕는 적극적인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옥스팜은 이번 금융위기로 56개 빈곤국이 650억달러의 재정적자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옥스팜이 제시한 빈곤 해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금융거래세를 부과하라. 옥스팜은 연간 4천억달러 이상의 금융거래세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둘째, 빈곤국의 의료와 교육, 농업을 지원하는 원조 약정을 하라. 셋째, 상품시장 투기를 금지하라. 넷째, 농경지 약탈을 규제하라. 넷째, G20와 IMF(국제통화기금)에 빈곤국들의 자리를 3개 이상 만들어라.

야마다는 “한국의 경제성장은 과거 어려웠던 시절 수십만달러의 해외 원조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부자 나라들은 G20 정상회의에 모여 당장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 급급하지만 가난한 나라들은 훨씬 더 절박하며 지금까지 보다 더 많은 원조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구촌빈곤퇴치시민네트워크(GCAP) 송진호 운영위원장은 “한국이 제안하는 G20 어젠더는 경제 성장과 투자 부문에 맞춰져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G20은 성장 전략을 고민할 때 사람을 중심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 위원장은 “특히 여성과 아이들, 주변부 나라들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옥스팜의 자스민 번리는 “질 높은 교육과 헬스케어, 깨끗한 물, 식량 안보는 사람에 대한 투자”라면서 “G20은 사람에 대한 투자가 건강한 경제를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GCAP 여성분과의 로자 리자드는 “경제성장에 올인하기 보다는 사회적이고 인간적인 얼굴을 한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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